美 2월 CPI 예상 웃돌아…뉴욕증시, 6월 금리 인하 전망 유지하며 상승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돌며 3%대를 유지했다. 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시장 예상을 뛰어넘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금리 인하 신중론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은 이 이번 지표가 6월 금리 인하 전망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면서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사진=미국 상무부)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3.1%를 웃도는 것이며 1월 상승폭인 3.1%보다 확대된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라 예상치에 부합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해 시장 전망치인 3.7%를 상회했다. 전월 대비로도 0.4% 올라 예상치인 0.3%를 웃돌았다.

지난 3개월 동안 근원 CPI는 연율 4.2% 올라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주거비와 휘발유 가격이 지난달 CPI를 끌어올렸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주거비와 휘발유는 이번 전체 상승률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이 밖에도 중고차, 의류, 자동차 보험 및 항공료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CPI만큼 주거비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앞서 미 상무부는 1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해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더욱 가까워졌다.

WSJ은 “두 달 연속 예상보다 견고한 인플레이션이 다음 주에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연준의 관망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당국자들은 금리 재인상 여부보다 금리 인하 시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에서 올해 총 세 차례의 인하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번 CPI 지표가 연준이 앞서 예고한 올해 총 세 차례의 금리 인하 전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번 지표에 “근원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담겨있다”며 “임금과 급여가 계속 하락하는 한, 이 보고서가 6월 인하에 대한 전반적인 시각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낮추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바클레이스의 푸자 스리람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는 연준의 자신감을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했다.

캐시 존스 찰스 슈왑 수석 채권 전략가는 이번 지표가 “아마도 통화정책을 조금 더 보류해야 하는 이유로 여겨질 것”이라며 “변동성을 통해 인플레이션의 하락 추세가 평준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연준은 금리를 완화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오는 19~20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월 CPI 발표 후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소폭 낮아졌지만 시장은 여전히 6월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6월 금리 인하 확률을 약 68%에 반영 중이다.

이날 인플레이션 흐름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판단에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12% 오른 5175.27로 마감해 역대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특히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지되면서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이틀의 하락세를 끊고 7.16%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는 각각 2.66%, 3.34% 상승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