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화장 고치고 로장주 로고로 부활..르노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르노코리아 SUV XM3가 이달 초 르노 본명인 '아르카나'로 이름을 바꾸고 화장을 고쳤다. 새로운 르노 로장주 엠블럼과 함께 프랑스 감성을 담은 세련된 인상으로 거듭났다. 르노코리아는 이달 르노코리아자동차에서 ‘르노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공식 엠블럼도 삼성차시절부터 쓰던 '태풍의 눈'에서 다이아몬드 형상의 ‘로장주’로 변경했다.

아르카나는 르노코리아의 핵심 차종이다. 모델 노후화로 풀체인지 주기를 한참 넘어선 QM6, SM6와 달리 꾸준한 판매가 이어져야하기 때문이다. 아르카나는 내수 판매량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여기에 월 4천여대를 유럽 등지에 꾸준히 수출하는 효자 모델이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다. F1 기술이 접목된 86마력 1.6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에 36kW의 메인 전기모터를 탑재했다. 합산 144마력을 자랑한다. 제너레이터 자리에 달린 15kW 전기모터는 발전용 보조 역할만 한다.

아르카나로 이름을 바꿨지만 작년 출시한 연식변경 모델과 디자인 차이는 크지않다. 르노 엠블럼을 형상화한 라디에이터 그릴 패턴과 일렉트릭 골드 컬러가 적용된 범퍼 가니쉬가 세련된 이미지를 더한다.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된 MFR 방식의 풀 LED 헤드램프가 새롭다. 출시 3년이 지났지만 디자인은 여전히 신차 느낌을 준다.

세단을 높힌 듯한 쿠페형 SUV 실루엣이 특징인 아르카나는 물흐르는 듯한 바디라인이 인상적이다. 특히 소형 SUV 급을 넘어선 2720mm의 휠베이스가 인상적이다. 얼핏 보면 작아보이지만 실내에 탑승하면 준중형급 공간을 느낄 수 있다.

아르카나는 전장이 무려 4570mm로 동급 차량 중 가장 핫한 모델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4540mm)보다 30mm 가량 길다. 휠베이스도 20mm 가량 길다. 한참 윗급인 QM6 보다도 휠베이스가 15mm 길 정도다. 1,2세대 전 스포티지나 투싼에 필적할 만한 수치다. 휠캡에도 새로운 엠블럼이 적용됐다. 특히 휠 스포크에 독특한 골드컬러 그래픽을 추가해 눈길을 끈다.

변화는 후면에서 도드라진다. 클리어타입 LED 테일램프가 적용돼 미래적이고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아쉬운 부분은 여전히 미등만 LED 타입으로 점등되고 브레이크, 후진, 방향지시등은 벌브 타입이다. 엠블럼과 차명 레터링도 변경됐고 하단 이미테이션 머플러 팁 역시 일렉트릭 골드컬러가 적용되었다.

실내는 화려하다. 동급 중 가장 세련됐다는 문장에 딱 부합한다. 중앙에 위치한 9.3인치 세로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세로로 길어져 내비게이션을 보기에 편할 뿐더러 운전석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어 시인성과 사용성이 훌륭하다.

9.3인치 이지 커넥트 시스템은 비판이 많았던 S-LINK 시스템보다 전반적인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 각 아이콘의 크기도 커서 조작하기 좋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T맵 오토를 기본 지원한다. 폰 프로젝션 없이도 티맵을 사용할 수 있는 점은 경쟁 모델 대비 분명한 강점이다.

공조기 디자인 역시 깔끔하다. 별도의 정보 창을 두어 직관적이다. 조작하기 편하고 각 다이얼 크기와 조작감이 적절해 사용성 또한 좋았다. 별도 물리버튼을 남겨두었지만 열선과 통풍시트를 조작하기 위해서 디스플레이에서 한 번 더 터치해야 한다.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그래픽은 상당히 세련됐다. 모드에 맞는 클러스터 디자인과 컬러를 커스텀 마이징 할 수 있어 질리지 않는다. 여러 모드로 전환 시에 애니메이션 효과도 화려해 보는 맛이 있다.

변속 레버는 전자식이 적용된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패들 쉬프트를 지원하지 않는다. D단에서 한번 더 당기면 회생제동을 극대화 하는 B 모드에 진입한다. 일반 내연기관 모델에는 없는 오토홀드 기능이 달려 있다.

핸들 열선과 1열 통풍시트, 1,2열 통풍, 열선시트에 조수석 전동시트까지 갖췄다. 차급을 생각하면 차고 넘치는 옵션이다. 다만 키가 182cm인 기자가 탑승했을 때 텔레스코픽 조절 범위가 크지 않아 포지션을 정확하게 맞추기 어려웠다.

2열은 에어벤트와 USB 충전 포트를 갖췄다. 아쉬운 것은 꽤나 서 있는 등받이 각도다. 2열 승객이 키가 크다면 장거리 주행 때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다. 루프가 낮다 보니 레그룸과 헤드룸을 위한 최적의 타협점으로 보인다.

아르카나의 최대 장점은 트렁크 공간이다. 배터리의 탑재로 인해 26L 정도 감소해 487L의 적재 용량이지만 깊은 공간과 네모난 형상은 다양한 짐을 수납하기에 최적이다. 트렁크 도어 개폐는 수동이다. 동급 모델에 채용한 전동식 파워 테일게이트 옵션 부재가 아쉽다.

86마력에 불과한 엔진 출력이라 가속력이 더딜지 걱정이 앞섰지만 실제 주행에 들어가자 넉넉한 힘을 보여준다. 오히려 전기모터의 우수한 초반 토크 덕에 시내 도로에서 흐름에 맞춰 다니기에 충분하다. 도그 클러치 방식의 트랜스미션 덕에 직결감 역시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엔진의 출력이 낮다보니 고속 영역에서 악셀 페달을 깊게 밟으면 커지는 사운드 대비 가속감은 다소 떨어진다.

B모드에서는 회생제동 강도가 꽤나 세진다. 거의 원페달 드라이브에 가까운 주행이 가능하다. 충전 역시 빠르게 진행된다. 전자식 하이드로백을 장착한 대부분의 전동화 모델이 겪는 공통적인 문제지만 전기모터가 개입할 때와 엔진이 개입할 때 브레이크 답력이 수시로 바뀌는 점은 시내 주행에서 다소 불쾌한 경우도 있었다.

승차감은 차급 이상이다. 가벼운 느낌이나 출렁거리는 느낌은 찾아볼 수 없다. 코너를 경쾌하게 돌아 나간다. 적당히 탄탄한 하체 세팅과 정확한 조향감은 만족도가 높다. 전형적인 유러피안의 승차감이 느껴진다. 후륜 차축에는 토션빔 서스펜션이 적용되었지만 통통 튀는 승차감과는 거리가 멀다. 차급 대비 좋은 NVH는 장거리 주행에도 스트레스가 없다.

차체 방음 설계가 좋아 항속주행 시에는 상당히 정숙했다. 아무리 빠르게 앞머리를 집어넣어도 그립을 놓쳐 불안정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깊은 코너를 돌아 나갈 때도 크게 뒤뚱거리거나 출렁거리는 모습이 없다.

부드럽고 편한 세팅 덕에 막히는 도심에서 피로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평균 연비가 19~20km/L를 넉넉하게 기록하는 등 일상적인 영역에서 압도적인 경제성을 보여준다. 경쟁 모델 보다 연료탱크가 크다보니 1회 주유로 1천km가량 주행이 가능한 점도 매력이다. XM3의 단점이었던 차간거리보조의 부재 역시 해결되었다. 차선중앙 유지와 차간거리 유지를 지원한다.

세련된 내외관 디자인과 정숙한 NVH는 300km 가량을 시승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실내에 적용된 앰비언트 라이트는 여러 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고 계기판에도 다채로운 색상을 적용해 예쁘다는 느낌을 준다. 팬시하기보다는 프랑스 특유의 뷰티크 감성에 가깝다.

르노코리아는 사명을 변경하면서 부산공장 생산 모델과 함께 프랑스간 수입 모델도 들여온다. 한마디로 대격변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6월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산물인 중형 SUV 오로라1을 공개한다. 아울러 내년부터 르노 모델을 최소 연 1종씩 수입해 출시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르노 세닉 E테크가 들어온다. 르노가 한국에서 이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한국 소비자를 위한 맞춤 서비스를 내놓는 셈이다.

한 줄 평

장점: 스타일리쉬한 내외관 디자인, 높은 실연비와 준수한 직결감

단점: 고속에서 다소 아쉬운 추월 가속력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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