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와 투자은행(IB) 등 금융사, 회계법인, 로펌 등 자문사는 자본의 흐름과 국내 산업을 움직이는 시장 내 핵심 플레이어로 꼽힌다. 블로터·넘버스는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올해 자본시장을 전망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 10명 중 5명은 올해 인수합병(M&A) 등 투자시장이 완만히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탄핵정국 등 여전히 불안한 대외 경제환경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와 완만히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블로터>와 <넘버스>가 지난해 12월17~24일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GP와 출자자(LP), 투자 관련 자문사 등 자본시장 관계자 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2%가 올해 M&A 시장이 완만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 수로는 35명이다.
시장이 나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주된 근거는 금리인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 국가의 통화정책이 점진적으로 완화돼 시장의 유동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프라이빗에쿼티(PE)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도래한 포트폴리오 기업이 다수인 데다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 증가가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문에 응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금리인하 기조와 함께 기존 포트폴리오에 대한 LP의 엑시트 요구가 늘고 있다”며 “지난해 활발한 출자사업으로 PE 시장의 신규 펀드가 증가한 만큼 올해 투자시장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와 유사하게 기업의 구조조정발(發) 매물이 연이어 출회될 것이라는 의견도 다수였다. 오랜 경기침체로 사세가 기운 기업의 회생 신청이나 유동성 문제를 겪는 중견·대기업이 특정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카브아웃(carve-out) 거래가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LP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수요와 사모펀드들의 투자금 소진 이슈가 맞물리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금융시장 안정 및 금리인하, 기업 금융수요 증가 등으로 점차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 분위기가 예년과 같거나 완만히 악화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M&A 등 투자시장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67명 가운데 21명이 선택했다. 응답률은 31%였다. ‘완만히 악화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10명이었다. 응답률은 15%로 집계됐다.
이 같은 전망의 근거는 국내 시장의 정치 및 경제적 불확실성이다. 비상계엄과 뒤이은 정치적 혼란으로 대외신인도가 하락하는 등 시국과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져 시장이 활기를 찾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이 완만히 악화할 것이라고 답변한 LP 응답자는 “중장기적인 대외 교역조건 악화 전망 및 국내 경제 회복 불투명으로 투자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변한 LP 응답자는 “금리인하 기조는 긍정적인 요인이나, 국내외 정세 불안 고조 등 리스크도 존재해 큰 폭의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의 연장선에서 올해 자본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은 무엇이냐는 질의에 응답자의 41%가 '금리 수준'이라고 답했다. 총 67명 중 27명이 해당한다. 이어 '탄핵정국'이 21명의 선택을 받으며 응답률 31%를 기록했다. '환율 수준'이라고 답한 사람은 15명으로 응답률은 22%다. 기타 응답(4%)에서는 모두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의 정책이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한 자문사 관계자는 “트럼프 정권 하에서 한국 경제는 완만하게 침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총 61곳의 자본시장 관계자 67명이 참여했다. 투자은행(IB) 등 금융사와 기관투자가 등 LP는 17곳, 19명이었다. 설문에 응한 LP는 BNK투자증권, IBK캐피탈, KB국민은행, KB증권, NH농협은행, 대신증권, 무림캐피탈, 메리츠증권, 부국증권, 삼성증권(2명), 새마을금고중앙회, 신한은행(2명), 신한캐피탈, 키움증권, 하나은행, 하나증권, 한국교직원공제회 등이다.
PEF 운용사 등 GP는 33곳의 관계자 34명이 응답했다. ATU파트너스, H&Q코리아, IBK기업은행(2명), IMM인베스트먼트, IMM프라이빗에쿼티, JC파트너스, KB증권, MBK파트너스, NH투자증권, SG프라이빗에쿼티, UCK파트너스, VIG파트너스, 글랜우드PE, 노틱인베스트먼트, 다올프라이빗에쿼티, 더함파트너스, 데일리파트너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 신한투자증권, 아이젠PE, 아주IB투자, 웰투시인베스트먼트, 이음프라이빗에쿼티, 큐리어스파트너스, 큐이디에쿼티(옛 노틱캐피탈코리아), 큐캐피탈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하나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이다.
자문사에서는 14곳의 관계자 총 14명이 참여했다. EY한영(회계법인), KB증권, 김앤장(법무법인), 디엘지(법무법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브릿지코드, 삼덕(회계법인), 삼일PwC, 삼정KPMG, 율촌(법무법인), 지평(법무법인), 케이알앤파트너스, 태평양(법무법인), 화우(법무법인) 등이 설문에 응했다.
위 기업명은 가나다 순이다.
남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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