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영배, 계열사 만류에도 “티메프 정산 기간 더 늘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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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큐텐 대표가 2022년부터 계열사에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정산 주기를 늘리라고 직접 지시한 정황이 나왔다.
정산 주기를 늘리면 판매자(셀러)가 받아야 할 돈을 계열사가 더 오래 갖고 있을 수 있어 일시적으로 현금 보유가 늘어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이준동)는 구 대표가 2022년부터 올해까지 계열사들에 보낸 전자우편을 확보해 정산 주기 연장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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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인사·인센티브 등 개입 정황도
구영배 큐텐 대표가 2022년부터 계열사에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정산 주기를 늘리라고 직접 지시한 정황이 나왔다. 정산 주기를 늘리면 판매자(셀러)가 받아야 할 돈을 계열사가 더 오래 갖고 있을 수 있어 일시적으로 현금 보유가 늘어난다. 검찰은 큐텐이 이런 방식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 한 목적이 무엇인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이준동)는 구 대표가 2022년부터 올해까지 계열사들에 보낸 전자우편을 확보해 정산 주기 연장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구 대표는 2022년 10월 큐텐그룹 전체의 재무본부장 역할을 한 이아무개 큐텐테크놀로지 전무로부터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한 정산 주기 연장 방안을 보고 받았다. 마이너스 수익이 나는 역마진 거래를 구간별로 나눠 2~5일 간 정산을 보류하면 “100억원 정도의 캐시플로우(현금흐름)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구 대표는 역마진률 10% 이상 상품의 경우 정산 보류 기간을 이 전무가 제시한 5일에서 7일로 더 늘려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이밖에도 구 대표는 상품권 정산 주기와 판매자 단위 정산을 5일 연장하는 방안도 보고받았다.
당시 티메프 등 계열사들은 정산 주기 연장을 우려했다. 계열사 쪽은 구 대표에게 “현재도 경쟁사 대비 정산 주기가 늦어 빅셀러 및 여러 파트너사들은 정산 일정을 다른 곳과 동일하거나 빠르게 요청하고 있다”, “정산 주기가 더 지연되면 매출 감소나 판매업체 이탈 가능성이 커질 거로 예상된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구 대표는 “일단 정책을 반영하고 개별 판매자들의 문제는 해소하자”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검찰은 구 대표의 지시가 실제로 이행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구 대표가 티메프에 지시한 정산 주기 연장의 목적을 파악하고 있다. 계열사에서 정산 주기 연장으로 확보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위시’ 인수 자금 등을 마련했다면 횡령이나 배임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검찰은 큐텐 쪽이 지난 4월 위시를 인수하면서 계열사인 티메프 자금을 끌어 쓴 것을 횡령이라고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구 대표가 계열사 임원의 연봉 인상이나 재계약, 부서 인센티브 지급 배분까지 개입하며 사실상 하나의 기업처럼 운영한 정황도 포착했다.
기업 감사 경험이 많은 한 회계사는 “정산 주기 연장은 단기적으로 현금 유동성이 생기지만 사실은 빚을 내는 것과 다름 없다”며 “그렇게 보유한 현금을 해당 계열사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기업이나 다른 계열사를 위해 썼다면 유용”이라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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