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구 스트라이크 하나에 한화 팬 커뮤니티가 들썩였다. 지난해 33세이브를 올린 전직 마무리 김서현이 1군 복귀 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다.
초구 스트라이크, 볼넷 0

김서현은 2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전 7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박해민을 상대로 던진 초구가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존 경계에 걸치며 스트라이크. 한화 팬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장면이었다.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박해민과 오스틴을 잡은 뒤 송찬의에게 안타를 맞고 문보경에게도 안타를 허용해 1, 3루 위기에 몰렸지만, 문정빈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았다. 이날 선발 박준영이 일찍 무너지며 불펜이 총동원된 한화에서 볼넷을 내주지 않은 투수는 김서현이 유일했다.
12.38이 만든 석 달의 공백

올해 한화의 실타래는 김서현의 부진과 함께 꼬였다. 전반기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2.38로 흔들리며 마운드 운용 전체가 차질을 빚었고, 결국 5월 7일 등판을 끝으로 2군에 내려갔다. 다시 1군에 등록된 건 지난 18일. 20일 복귀전에 이어 이날이 두 번째 등판이었다.

석 달 사이 가장 큰 변화는 일본 넥스트 베이스 애슬리츠 랩 단기 유학이다. 김진욱, 이의리도 다녀온 곳이다. 김서현은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상적인 그래프가 나오도록 배웠고, 안 되는 부분도 알 수 있었다”며 “투구를 간결하고 일정하게 던지는 쪽으로 바꿨다”고 했다.
최고 161km를 던지던 구속은 10km가량 줄었지만 본인은 개의치 않는다. 제구가 잡히면 구속은 따라온다는 판단이다. 김경문 감독도 복귀전을 두고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팬들은 이미 내년을 그린다

커뮤니티 반응은 뜨겁다. 팀 승리보다 김서현의 무실점이 더 기쁘다는 반응부터, 며칠 만에 이렇게 좋아질 수 있느냐는 놀라움, 보더라인에 꽂히는 153km에 심장이 반응한다는 고백까지 쏟아졌다. 복귀 등판 쇼츠 영상이 순식간에 10개 넘게 올라올 만큼 스타성도 여전하다. 벌써 내년 필승조나 마무리 복귀를 그리는 팬들도 있다.
물론 신중론도 있다. 아직 좌타자 상대로 터무니없이 빠지는 공이 남아 있고, 이제 고작 두 경기라는 지적이다. 문보경을 상대로도 초구와 2구가 크게 빠졌다가 승부를 다시 잡았다.

김서현은 “2군에서 ‘내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했다”며 “조급해하지 않고 팀에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남은 시즌 등판은 내년 보직 구상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