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홍콩 거래소, 반도체 공동지수 개발…'차이나 머니' 유입될까
AI 수요 급증 속 한국 반도체 기업에 글로벌 투자 접근성 제고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전경. [출처= EBN]](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3/552778-MxRVZOo/20260413181727595cnij.jpg)
한국거래소가 홍콩거래소(HKEX)와 손잡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들에 동시 투자할 수 있는 공동지수를 내놨다. 중국 본토 자금이 홍콩을 거쳐 해외로 투자할 수 있는 'ETF 커넥트' 제도를 적극 활용해, 중화권의 막대한 유동성을 국내 반도체 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는 홍콩거래소와 공동으로 'HKEX KRX 반도체 지수'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지수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과 홍콩 증시에 상장된 핵심 반도체 기업에 한 번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된 테마형 지수다.
이번 공동지수 개발의 배경에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팽창과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 조치가 맞물려 있다. 최근 AI 칩 수요 확대로 한국 반도체 대장주들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한 가운데, 2024년 7월부터 홍콩-중국 간 ETF 교차 거래 제도인 ETF 커넥트에 해외 지수를 혼합한 ETF의 거래가 전격 허용되면서 펀드 연계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지수 구성은 한국과 홍콩의 반도체 대표 기업 각 15개사, 총 30개사로 이루어진다. 한국 측 종목은 기존 'KRX 반도체 Top 15' 지수 구성 종목을 그대로 차용하며, 홍콩 종목은 HKEX가 별도로 선정한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국가별 편입 비중이다. 거래소는 수시 리밸런싱을 통해 지수 내 홍콩 주식 비중을 60%, 한국 주식 비중을 40%로 고정 유지하도록 방법론을 설계했다. 이는 ETF 커넥트 등록 필수 요건인 '기초지수 내 적격 홍콩 주식 비중 60% 이상' 룰을 충족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공동지수 개발이 단순한 상품 라인업 추가를 넘어, 중국 본토의 막대한 유동성을 한국 증시로 이끌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 본토의 일반 투자자나 기관 자금(남향 자금)은 엄격한 자본 통제로 인해 한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따랐다. 그러나 이번 공동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홍콩 증시에 상장돼 ETF 커넥트에 등록될 경우, 본토의 유동성이 위안화 환전 절차 등을 거쳐 합법적이고 간편한 경로로 한국 반도체 대장주들로 흘러 들어올 수 있는 공식적인 '파이프라인'이 뚫리게 된다.
향후 홍콩 시장에 상장될 공동지수 연계 ETF의 운용 규모(AUM)가 커질수록, 전체 자산의 40%에 해당하는 기계적인 패시브(Passive) 매수세가 국내 반도체 상위 15개 종목에 유입된다. 글로벌 매크로 환경 변화나 외국인 액티브 펀드의 이탈이 발생하더라도, ETF 커넥트를 통해 유입되는 중장기 지수 추종 자금은 국내 반도체 섹터의 하방 경직성을 다지고 수급 기반을 탄탄하게 만드는 실질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공동지수를 기초로 한 ETF가 홍콩에 상장될 경우 글로벌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시장 접근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HKEX와 현지 자산운용사의 공동지수 기초 ETF 개발, 상장 및 거래 활성화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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