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저우 공장 98% 자동화·56개 부품 공장 통합, 2024년 55만 대 생산 달성

BYD 정저우 공장의 생산 라인을 직접 본 순간, 숨이 멎었다. 51초마다 완성된 전기차가 라인을 빠져나가고, 3초마다 배터리 하나가 완성됐다. 2,400대 이상의 용접 로봇이 쉼 없이 움직이고, AI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품질을 검수한다. 축구장 1,500개 크기(약 11만㎢)의 이 거대한 단지에서 2024년 55만 대, 누적 75만 대가 생산됐다.
단순히 빠른 것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다르다. 정저우 공장은 원자재 조달부터 부품 생산, 완성차 조립까지 모든 공정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수직계열화 구조다. 스템핑·용접·도장·조립 공정은 물론 모터, 시트, 램프 등 56개 부품 공장이 클러스터 형태로 연동 운영된다. 외부 조달에 의존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자체 해결하는 일체형 생산 단지인 셈이다.

자동화율 98%는 이곳의 핵심 경쟁력이다. 용접 공장에만 2,400대 이상의 로봇팔이 배치돼 있으며, 스템핑 공장은 자동화율 80%로 1분에 11개의 차체 패널을 찍어낸다. 총조립 공장에는 AI 카메라 기반 자동 검수 시스템이 적용돼 있어 사람의 눈으로 확인하던 품질 검사를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배터리 경쟁력은 더욱 압도적이다. 정저우 공장은 40GWh 규모의 블레이드 배터리 단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3초마다 배터리 하나를 생산한다. 외부에서 배터리를 조달하는 다른 완성차 업체와 달리, BYD는 배터리부터 차량까지 모두 자체 생산하면서 비용 절감과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생산 실적은 이러한 시스템의 결과물이다. 2023년 4월 가동을 시작한 정저우 공장은 1년 만에 고효율 생산 체제를 완성했고, 2024년 한 해 동안 55만 대를 생산하며 누적 75만 대를 돌파했다.
생산 가치는 약 25조 원에 달한다. 약 6만 명의 인력이 근무하지만,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화돼 있어 인건비 부담은 최소화됐다. 속도와 효율,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한 것이다.

BYD의 야심은 정저우에서 끝나지 않는다. BYD코리아 딩하이먀오 대표는 정저우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한국 시장에서는 전기버스 등 상용차 분야를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초고도 자동화와 수직계열화라는 무기로 가격과 공급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 BYD는,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강력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51초마다 전기차 한 대, 3초마다 배터리 하나. 정저우 공장이 보여준 괴물 같은 생산력은 중국 전기차 산업의 현주소이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도를 바꿀 위협이다.
수직계열화와 초고도 자동화는 이제 자동차 제조업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한국 완성차 업체가 마주한 경쟁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가혹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