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전기차 시대, 내연기관 자동차의 부품이 사라지고 있다!

사진 Pxhere

엔진

연료를 태워 에너지를 생산해 자동차가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엔진. 엔진은 인체의 장기로 따지면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기에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절대 빠져선 안 되는 핵심 부품으로 손꼽힌다. 19세기 자동차의 역사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현재까지 성능과 효율을 발전시키며 명맥을 유지해 왔지만, 전기차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엔진의 역사는 짧으면 10년, 길어도 2050년 안에 끝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음과 진동, 효율 모두 월등한 새로운 동력계인 전기 모터가 이미 엔진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차량의 무게나 주행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전기모터는 전기 에너지를 바로 운동 에너지로 변환하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90%에 달하는 효율을 발휘할 수 있다. 반면 내연기관 엔진의 경우 흡기-압축-연소-배기 4행정 사이클을 도는 동안 3번의 에너지 손실을 일으켜 대략 60~70%에 달하는 에너지를 잃게 된다.

타력 주행이나 경사로 내리막 주행 시 에너지를 다시 주워 담을 방법이 없는 엔진 차량과 달리 전기차는 회생제동을 통해 사용한 에너지 중 최대 22%를 회수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특히 회생제동을 사용하면 브레이크를 밟을 일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브레이크와 같은 부품의 내구성을 크게 높일 수 있으며, 내년부터 시행되는 유로7 규제에 브레이크 패드 및 타이어 트레드 분진 오염 기준이 추가되기 때문에 회생제동을 지원하는 차량이 일반 엔진 차량보다 규제 통과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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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스톱 & 스타트

정차 후 출발할 때마다 시동 반응이 늦어 후방 차량의 클락션 세례를 받게 되고, 시동을 끌 필요가 없는 구간에서는 오히려 시동을 껐다 켜길 반복해 운전자의 정신을 사납게 만드는 그 기능. 기능을 OFF해도 운행을 마친 뒤 시동을 껐다 켜면 매번 설정이 리셋돼 매번 기능 OFF를 다시 해줘야 하는 엔진 스톱 & 스타트 기능.

이 역시 전기차에는 탑재되지 않는다. 왜일까. 전기차는 모든 주행을 전기 모터로 하기 때문에 공회전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차량에 스톱 & 스타트 기능이 탑재되는 이유는 정차 시 나오는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함인데, 전기차는 시동을 켠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도 배기가스나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ISG 기능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공회전 시 연료를 계속 소모하게 되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전기차는 정차 시엔 모터가 동작하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값이 거의 없다. 에어컨이나 차량 내 기능 사용하는 에너지 소모값을 제외하면 시동을 끄고 있는 상태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또한, 차량 내 기능을 켜고 있어도 하부 배터리 전력만 소모할 뿐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므로, 시동을 걸고 장시간 대기해도 공회전으로 인한 법적 책임을 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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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변속기

흔히 스틱, 매뉴얼 트랜스미션으로 불리는 수동변속기는 특정 속도나 엔진 회전수에 따라 운전자가 클러치를 밟고 직접 기어 레버를 움직여 변속하는 장치다. 과거 자동변속기의 효율이 좋지 않았던 시절, 높은 효율성과 내구성을 무기로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 시장에서 70% 이상의 탑재 비율을 자랑하며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 자동변속기의 효율과 내구성이 높아지면서 수동 변속기 옵션 자체를 없애는 차량이 늘고 있다.

이에 수동변속기는 현재 마니아들이 선택하는 특정 차량 정도에만, 그것도 선택사양으로 제공돼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비중은 점점 줄어들 예정이다. 특히 전기차에는 모터에 감속기가 함께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변속기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 전동화 시대가 올 경우 가장 먼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부품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사진 BMW

라디에이터 그릴

라디에이터 그릴 역시 전기차 시대로 넘어오며 사라지게 된 내연기관의 잔재 중 하나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동력원인 엔진의 열을 식히기 위해 라디에이터라는 부품을 탑재하는데, 라디에이터 그릴은 자동차가 달릴 때 발생하는 공기를 차량 내부로 통과시켜 열을 품은 라디에이터의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기능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구멍을 뚫어놓는 것에 그쳤었지만, 시간이 지나 BMW, 아우디 등의 브랜드들이 자동차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디자인 요소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에서는 기능성과 디자인 요소를 모두 품은 핵심 부품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도 머지 않은 시일에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많은 열을 내뿜는 엔진과 달리, 전기차의 동력원인 전기 모터는 열을 많이 내뿜지 않아 라디에이터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전기차의 전면부는 라디에이터 그릴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으며, 있더라도 디자인적인 요소로 잔재만 남아있거나, 내연기관 자동차의 차대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전기차 정도에만 그릴이 막혀있는 패널 형태로 제공된다.

사진 Pxhere

머플러

엔진에서 행정을 마치고 나온 배기가스와 그을음을 차체 외부로 내보내는 역할을 담당하는 머플러도 전기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부품이다. 이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 에너지를 연료로 사용하는 전기차 특성상 외부로 배출될 오염물질이 없기 때문이다.

간혹 밋밋한 하단부에 역동성을 주고자 전기차 후면부에 디자인 요소로 머플러 장식을 넣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 경우에도 머플러의 기능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니 전기차에서 볼 수 없는 부품으로 보는 것이 마땅하겠다.

엔진음 튜닝을 해주는 머플러가 없기 때문에 전기차에는 이를 대체하는 VESS(Virtual Engine Sound System) 기능이 대신 탑재된다. 이 기능은 전면 그릴 커버와 실내에 탑재된 스피커를 통해 가상 엔진 사운드를 송출해 머플러의 기능을 대신한다.

사진 모터매거진 윤성 기자

센터터널

센터 터널도 전기차 시대에 와선 볼 수 없는 역사의 잔재가 되었다. 사실 센터 터널은 일부러 만든 것이 아니라 드라이브 샤프트, 기어박스, 머플러 등이 배치되는 통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내연기관 차량의 한계를 상징하는 요소인 것이다.

하지만 전기차는 바퀴를 구동하는 모터가 전륜 및 후륜에 각각 탑재되기 때문에 드라이브 샤프트와 같은 연결 부품이 필요 없다. 그래서 내연기관 자동차를 기반으로 제작된 전기차를 제외한 대다수 전기차에는 센터터널 없는 평평한 바닥이 제공된다.

이번엔 반대로, 내연기관 자동차엔 없는데 전기차에만 있는 것들도 살펴본다.

사진 포드

프렁크

'프렁크'는 앞을 뜻하는 'Front'와 적재 공간을 뜻하는 'Trunk'의 합성어로, 엔진이 필요하지 않은 전기차에 마련된 전면부 수납공간을 의미한다. 트렁크에 비해 공간이 넓어 보이지 않아 공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프렁크는 사용자에게 다양한 공간 이점을 제공한다.

또한, 다른 부분에서 공간을 손해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납공간이 추가되는 것이기 때문에 불편할 이유도 없다. 쓰임새도 다양하다. 작게는 비상용 충전기 보관부터, 휴가철에 여행 가방을 넣는 데 사용할 수도 있으며, 탑승 공간과 연결된 트렁크와 달리 프렁크는 독립된 공간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다른 짐과 함께 보관하기 어렵거나, 냄새가 날 수 있는 물건을 보관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후진 주차를 선호하는 한국 도로 사정에도 유리하다. 일반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후진 주차를 하면 트렁크 공간까지 짐을 가지러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반면, 프렁크가 있는 차량은 동선 낭비 없이 바로 수납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사진 기아

V2L

V2L(Vehicle to Load)이란 전기차에 탑재된 대용량 배터리의 전력을 외부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차량 실내·외에 마련된 충전구는 3.6kW 수준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며, 별도의 장비 없이도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자제품을 아무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V2L의 강점은 캠핑, 차박과 같은 야외활동에서 더 빛을 발한다. 영상 시청을 위한 노트북, 빔 프로젝트의 충전도 가능하며, 인덕션이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연결하고도 하루 이상의 장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무거운 차량용 발전기를 구매할 필요도, 억지로 전기를 지원하는 캠핑장을 찾아 예약할 필요도 없으니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 라이프의 선택폭도 그만큼 넓어진다.

현대 코나 EV 유틸리티 모드 사진 모터매거진 윤성 기자

유틸리티 모드

40도에 육박하는 여름날씨, 장마철 열대야는 차박·캠퍼들에게 지옥같은 밤을 선사한다. 이런 시기에 전기차가 제공하는 유틸리티 모드는 앞서 소개한 V2L 기능과 함께 아웃도어 활동을 한층 더 쾌적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유틸리티 모드는 차량의 고전압 배터리를 이용해 차량용 오디오나 조명, 에어컨 등 다양한 편의 장치를 작동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으로, 발전기나 파워뱅크와 같은 무겁고 비싼 장비를 구매하지 않아도 이미 구매한 듯한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