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은 태어나 어머니의 심장 소리에 안정감 찾으며 관계를 맺는다. 한 개체의 관계성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품속에서 시작된다.
사회를 조화롭게 만드는 관계 맺음은 가정의 따뜻한 보살핌 아래 순환된다.
작가 김명신은 고양이를 통해 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서로를 향한 배려와 애정이 고양이의 몸짓에 담겨 있다. 그가 그려내는 선은 부드럽고도 단단한 유대감을 표현한다.
고요한 화면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따스함이 흐른다. 장면 속 여백은 서로를 감싸는 따스함이 머무는 자리로 변모한다.
이번 전시에서 우리는 고양이를 매개로 우리 사회의 건강한 관계성을 새롭게 성찰한다.
모녀 관계에서 시작된 따뜻한 유대감은 개인의 삶을 넘어 사회를 조화롭게 만드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전시는 어머니의 품에서 비롯된 관계의 의미를 재조명하며, 현대 사회의 병리적 관계 문제를 회복하는 단초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단절된 관계를 치유하고, 건강한 유대감이 만들어내는 희망적인 미래를 함께 그려보기를 기대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고양이
나 홀로
도파민
아기
엄마야
옹기종기
김명신 작가
2025년 2월 이랜드 문화재단 15기 공모작가
2025년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석사(재학중)
2023년 中国美术学院 졸업
2020년 8월 烏合之卒(단체전)
작가노트
동물은 아주 오랜 기간 인간의 친구였으며, 인간과 교류하고 공생해왔다. 이는 그들 역시 인간과 마찬가지로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공감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자연이라는 하나의 테두리 안에서 질서와 체계를 갖춰 살아감을 뜻한다.
인간 또한 그 유사성을 느낄 수 있었기에 작품에 동물을 등장시켜 은유적, 풍자적으로 인간사회의 여러 모습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문명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이 더 이상 자연의 질서를 따르지 않고도 생존할 수단이 많아졌고, 풍요로워진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점이 수면에 드러난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며 반복되는 피로를 느낀 나는 자연스러움과 가장 자연스러운 삶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찰하게 되었고, 그 해답은 ‘동물’에서 찾을 수 있었다.
수많은 동물 중 ‘고양이’는 개와 더불어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많은 예술가에게 사랑받는 동물이다.
작품 속 날렵하고 변화무쌍한 몸짓, 유연하고 탄탄한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생동감은 동양미술에서 이상적인 그림을 그리는 기준이 되는 육법의 첫 번째, 기운생동(氣韻生動)을 강조한다.
동양화 필법의 힘찬 선과 스며들고 번지는 먹색의 변화에 현대적인 색감을 가미한 고양이 그림에서 때론 삶을 이어가는 행위 자체에 대한 감사를, 인간사회와의 유사성을 찾으며 삶의 목적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을 가진다.
청년타임스 정수연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