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국힘 거창군수 경선…유권자 거창적십자병원·지역소멸 대응에 관심 [6.3 지방선거 장보기]

김태섭 기자 2026. 4. 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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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창군수
보수 정당 지지세 강하지만 경선은 ‘혼란’
경선 제외 후보 무소속 출마는 변수로
민주당 고정표·중도층 표심 겨냥 준비 ‘착착’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지사와 도교육감, 시장·군수 선거 개요를 정리합니다. 지난 4년 행정과 이를 주도한 수장들을 되돌아봅니다. 이들보다 잘하겠다고 나선 다른 장 후보들도 함께 만납니다. 지역 현안까지 다뤄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에게 좋은 후보를 제대로 고르는 '장(長)보기'가 되도록 거들겠습니다.
6.3 지방선거 거창군수 후보자

거창군은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입니다. 역대 군수 선거 결과를 보면 보수 정당 공천이 당선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뚜렷이 볼 수 있습니다. 보수 정당은 2022년 지방선거까지 재보궐선거를 포함해 전부 11번 선거 중 단 세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당선자를 배출했습니다. 재보궐선거에서 두 차례 무소속으로 당선된 양동인 전 군수가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보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역대 거창군수 당선자를 살펴보면 행정 전문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잘 나타납니다. 1995년 초대 거창군수로 선출돼 1998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했던 정주환 전 군수를 비롯해 2010·2014년 당선자인 이홍기 전 군수, 2018·2022년 당선자인 구인모 현 군수 모두 경남도청에서 고위직을 지내고 고향으로 돌아와 당선됐습니다.

거창군수를 지낸 이들 중 중앙 정치 무대로 영역을 넓힌 이들도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거창군수에 당선돼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김태호 국회의원은 경남도지사를 거쳐 보수 정당 4선 중진 의원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또 보궐선거에서 당선 후 재선 거창군수를 지낸 강석진 전 국회의원도 거창군수를 발판으로 정치적 역량을 키운 인물입니다.

거창군수 선거는 서북부 경남 거점 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총선으로 직결되는 정치 판도를 읽을 수 있어 어느 지역 선거보다 관심이 쏠립니다. 올해 거창군수 선거는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 더불어민주당 최창열(60) 전 거창축협 조합장과 국민의힘 경선 승자 간 승부가 예상됩니다. 국민의힘 경선은 당원명부 유출 사태에 따른 내홍을 겪다 재선거 일정이 발표되며 구인모(66) 군수와 김일수(59) 경남도의원이 이번 주말 재경선을 치릅니다.
거창적십자병원 이전·신축 사업을 중심으로 한 거창의료복지타운 착공식이 지난해 10월 열렸다. 참석 내빈들이 착공을 축하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DB

상처 남긴 국민의힘 경선, 차분히 준비한 민주당

국민의힘 거창군수 경선은 당원명부 유출 의혹으로 진통을 겪은 뒤 재경선 체제로 돌입했습니다. 재경선은 구인모 군수와 김일수 도의원으로 압축, 이달 25~26일 치를 예정입니다. 재경선에서 제외된 이홍기 전 군수와 최기봉 전 국회의원 정책보좌관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 전 군수는 21일 도당 공관위에 이의를 제기하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 전 정책보좌관은 당원명부 유출 의혹과 경선 공정성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해 온 당사자로, 아무런 사전 통지나 소명 절차 없이 재경선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공천 과정 전반에 걸친 불법·부정행위 근절을 이유로 당원명부 유출 의혹을 수사 의뢰해 좀처럼 파장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국민의힘 거창군수 경선이 원천 무효 처리되며 재경선에서 제외된 이들의 무소속 출마는 이번 선거 최대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이 전 군수는 국민의힘 도당의 이의 신청 처리와 가처분 신청 과정을 지켜보며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무소속 출마 여지를 남겼고, 최 전 국회의원 정책보좌관도 가처분 신청에 따른 사법부 판단을 기다려 볼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재경선 사태는 본선 판세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경선에서 제외된 이들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보수 정당 표심 분산과 당원 조직 분열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또 정책 대결보다는 폭로와 법적 공방이 이어지면서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키고 이는 곧 보수 정당 지지층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당원명부 유출 파장으로 내홍을 겪는 동안 더불어민주당은 최창열 전 축협조합장을 단수 공천하며 본선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습니다. 축협조합장 경력을 바탕으로 '경제·경영 전문가' 이미지를 강조, 야당의 혼란과 대비되는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1조 원 예산 시대와 함께 농어촌 기본소득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이념 논쟁보다는 군민들의 실질적인 소득 증대와 먹고사는 문제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고정표와 중도층 표심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입니다. 이 밖에도 읍면이 결정하고 군이 책임지는 구조로 행정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발로 뛰는 현장 행정을 펼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상처를 남긴 국민의힘 경선과 본선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본선 준비 과정이 비교되는 시점입니다.
거창군의회가 거창적십자병원 이전·신축 사업을 두고 조속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DB

유권자 관심은 거창적십자병원, 지역소멸 대응

이번 선거에서 거창군 유권자들은 거창적십자병원 이전·신축과 지역소멸 대응에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군이 추진 중인 거창적십자병원 이전·신축 사업은 공공의료 기능을 강화하는 사업입니다. 2030년 개원을 목표로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 요구가 지역사회에 일고 있습니다. 거창적십자병원 이전·신축 사업은 현재 91병상 수준인 거창적십자병원을 300병상 규모 종합병원으로 신축해, 거창뿐만 아니라 함양과 합천까지 아우르는 경남 서북부권 거점 공공병원으로 만드는 계획입니다. 응급의료·심혈관계·분만·소아 진료 등 민간 병원이 기피하는 필수 의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 서북부 경남 거점병원으로서 역할을 맡길 예정입니다.

유권자들은 보편적 의료복지를 위해 거창적십자병원 이전·신축 사업의 차질없는 추진을 바라고 있습니다. 예비타당성조사를 앞두고 문턱을 넘지 못하면 사업이 마냥 늦어질 수 있어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입니다. 또한, 적자 운영이 예상되는 만큼 공공성 확보를 위해 예산 확보와 이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후보자들이 거창적십자병원 이전·신축 사업과 관련해 어떤 공약과 해법을 내 놓을지 눈과 귀를 집중되고 있습니다.

군수 후보들이 풀어야 할 또다른 숙제로 지역소멸 대응과 경제 회생이 거론됩니다. 출마 예상 후보들은 모두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역소멸에 대응하는 마중물 사업으로 인식하고 제각각 공약으로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차이가 있었습니다. 적극성과 재원 확보 방안을 두고 후보자 견해가 미묘하게 달랐습니다. 여당 후보는 폭넓은 기본사회 공약과 재원 확대를 내세웠고, 야당 후보는 정부 사업 중심 추진을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작은 차이지만 유권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또 이 생각이 어떻게 표심으로 이어갈지 눈여겨 봐야할 것 같습니다.

/김태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