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GV80 보다 승차감 좋은 SUV" 연비 15.9km/L인 이 차 어떤 트림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렉서스 RX만큼 ‘승차감’으로 승부하는 중형 SUV는 드물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스포티함과 주행 성능을 앞세울 때, 렉서스는 묵묵히 ‘타는 사람의 편안함’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 RX는 2열 승객까지 배려하는 몇 안 되는 SUV로 자리 잡았다.

렉서스 RX

하지만 정작 구매 단계에서 소비자들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하이브리드 RX350h(8675만~9743만 원)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RX450h+(1억 970만 원) 사이에서 말이다. 가격 차이는 최대 2300만 원에 달하지만, 외관과 옵션은 사실상 동일하다. 차이는 오로지 파워트레인과 그로 인한 ‘주행 질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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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의 운명을 가른 건 배터리 무게다. RX450h+는 18.1kWh 대용량 배터리를 차체 하부에 탑재하면서 RX350h 대비 약 200kg 이상 무거워졌다. 같은 플랫폼, 같은 서스펜션 세팅임에도 주행 성격이 180도 달라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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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X350h는 렉서스 DNA를 가장 충실히 구현한 모델이다. 방지턱을 넘을 때 차체가 한 번 ‘후욱’ 가라앉으며 충격을 삼킨다. 고속도로 이음새를 지날 때도 진동이 스티어링 휠까지 전달되지 않는다. 차체가 상대적으로 가벼워 코너에서도 경쾌하게 방향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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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2열 승차감이 압권이다. 1열 못지않은 안락함을 제공하며, 장시간 주행에도 피로도가 낮다. 국산차는 물론 독일 프리미엄 SUV들과 비교해도 2열 승차감만큼은 RX350h가 한 수 위다. BMW X5나 메르세데스-벤츠 GLE가 운전자 중심의 세팅이라면, RX350h는 철저히 ‘탑승자 전원’을 위한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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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도 기대 이상이다. 복합 연비 15.9km/L를 기록하는데, 2톤에 육박하는 중형 SUV 치고는 훌륭한 수치다. 4기통 엔진 특유의 거친 회전질감이 간혹 느껴지긴 하지만, 대부분의 주행 상황에서 모터가 주도권을 쥐고 있어 실내는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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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X450h+는 다른 차다. 무게중심이 낮아지면서 고속 주행 안정성이 한 단계 높아졌다. 자잘한 노면 진동은 배터리 무게가 눌러버리고,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변경할 때도 차체가 묵직하게 버틴다. 독일차를 타본 운전자라면 익숙한 ’탄탄함(Soli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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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마력의 시스템 출력은 여유롭다. 추월을 위해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엔진 개입 없이도 모터만으로 속도를 끌어올린다. 고속도로 진입로에서도 힘 부족을 느낄 일이 없다. 완충 시 900km가 넘는 주행거리는 장거리 운전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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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2열이다. 후륜 쪽에 집중된 배터리 무게 때문에 서스펜션 세팅이 단단해졌다. 방지턱을 넘을 때 2열에서는 ‘통통’ 튀는 느낌이 분명하다. RX350h가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했다면, 450h+는 충격을 ‘단단하게 받아낸다’는 표현이 맞다. 혼자 타기엔 문제없지만, 뒷좌석에 가족을 태운다면 불만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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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만 원의 가격 차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충전 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춰진 환경이라면 RX450h+의 가치는 충분하다. 집이나 회사에 충전기가 있고, 출퇴근 거리가 50km 이내라면 사실상 전기차처럼 운용할 수 있다. 전기 모드만으로 시내 주행이 가능하고, 주말 장거리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커버한다. 이 경우 연료비 절감 효과는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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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충전 여건이 불확실하거나, 무엇보다 2열에 가족을 자주 태운다면 답은 명확하다. RX350h다. 특히 9743만 원의 럭셔리 트림은 RX450h+와 옵션이 동일하면서도 1200만 원 저렴하다. 이 돈이면 3년치 유류비를 충당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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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RX350h 럭셔리 트림을 권한다. 렉서스를 선택하는 이유가 ‘승차감’이라면, 그 본질에 가장 충실한 모델은 350h다. 450h+의 탄탄함도 매력적이지만, 그런 주행감을 원한다면 차라리 독일차를 택하는 게 맞다. 렉서스는 렉서스다워야 한다. 부드럽고, 조용하며, 2열 승객까지 미소 짓게 만드는 것. 그것이 RX가 지켜온 가치이고, RX350h가 그 정통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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