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과 자연 담았다"…신세계인터 '자주', 새 얼굴 공개 [현장+]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가 리브랜딩을 기념해 1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서울 가회동에서 ‘자주앳홈(JAJU@Home) SS2025’ 전시를 진행한다. 전시장 입구 /사진=이유리 기자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가회동. 한옥이 빼곡히 들어선 골목에 다다르자 돌담으로 둘러싸인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활짝 열린 대문 너머로 보이는 전통목재와 트렌디한 패션소품이 묘한 대비를 이루며 자연스럽게 발길을 이끌었다. 문턱을 넘자 숯과 소나무 향이 공간 전체에 은은히 퍼져 감각을 깨웠다. 짚 소재로 감싼 생활용품과 격자 창살을 모티프로 삼은 의류들이 어우러졌다. 전통의 미와 현대적 감각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이곳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의 리브랜딩을 기념해 선보인 ‘자주앳홈(JAJU@Home) SS2025’ 전시 현장이다. 기존의 ‘자주 쓰는 것들의 최상’이라는 실용 중심의 브랜드 이미지를 넘어 '한국적 라이프스타일 솔루션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도약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미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그 상징으로 한옥과 양옥이라는 두 건축양식을 활용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한옥 구역에는 자주의 패션 아이템이, 양옥 구역에는 생활용품이 전시됐다. 제품 진열에만 그치지 않고 브랜드 철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 것이 인상적이다. 제품 탄생의 과정과 디자인스토리를 공간 곳곳에 배치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옥 내부에는 자주의 2025 봄여름(SS) 시즌 패션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쇼룸이 구성됐다. /사진=이유리 기자

전통 기와지붕과 격자무늬 창문이 어우러진 한옥 내부에는 자주의 2025년 봄여름(SS) 시즌 패션아이템들이 가득했다. 전통 매듭과 옷고름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 고무신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신발을 착용한 마네킹들이 관람객을 맞았다.

한복의 상하의 비율을 현대 패션에 접목한 숏아우터와 전통직물의 질감을 살린 프리미엄 홈웨어는 자주의 브랜드 철학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아이템이다. 특히 이번 시즌의 시그니처 컬러인 블루, 올리브그린, 오렌지로 만들어진 의상들이 전시공간을 채우며 생동감과 활기를 더했다.

향과 질감으로 느끼는 한국 라이프스타일

양옥 1층에 꾸며진 다이닝 공간. 기존에는 차분한 무채색 위주였던 자주의 색상과 문양이 한국 자연과 전통에서 영감을 받아 풍부한 색채와 다채로운 무늬로 탈바꿈했다. /사진=이유리 기자

한옥 맞은편에 있는 양옥에는 자주의 생활용품을 콘셉트별로 전시해놓았다. 1층의 다이닝 공간에는 백설기를 연상시키는 백색 도자기와 투명한 유리잔, 와인잔, 수저 등이 정갈하게 전시됐다. 얇고 가벼운 소재를 사용한 도자기는 전통의 청명함과 현대적 실용성을 겸비했다. 자주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도자기는 두툼한 특성이 있는데, 현대적인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가볍게 만든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지는 침실 공간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색채와 패턴이 돋보였다. 기존의 자주는 차분한 무채색 위주였다면 이번 리브랜딩으로 콩깍지, 숯, 말린 고추 등 한국적 요소를 활용한 다채로운 색감과 질감이 반영됐다. 포장재 또한 삼베, 도자기, 나무 등 전통 재료를 활용해 한국적 정취를 한층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2층의 ‘회복의 방’과 ‘원물방’이었다. 회복의 방에서는 숯, 감귤, 소나무 등 전통 재료로 만든 디퓨저와 비누가 공간을 은은한 향기로 채웠다. 과거 조상들이 정화와 회복의 상징으로 여겼던 숯은 묵직하고 차분한 향을 선보였다. 감귤은 상쾌한 시트러스향을, 소나무는 청량한 자연의 향을 뽐내며 각각 한국 전통의 정수를 담아냈다.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뤄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문 듯했다.

수수를 당화해 초산 발효시킨 '백식초'로 만든 청소 용품 라인업 /사진=이유리 기자

양옥의 마지막 공간인 원물방에는 조상의 지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친환경 청소 제품들이 전시됐다. 자주는 기존에 전통 재료를 활용한 쌀뜨물 세제와 곡물발효 세정제가 좋은 반응을 얻자 이번에 '백식초' 세제를 새롭게 선보였다.

수수를 당화해 초산발효한 백식초는 욕실 청소에 강력한 세정 효과를 발휘한다. 제품 라인업도 이전보다 한층 강화됐다. 설거지 세제, 주방 청소 세제, 욕실 청소 세제로 세분된 구성이 사용자 중심의 실용성을 높였다. 자주 관계자는 "모든 제품에 화학물질 사용을 최소화하고 전통 재료의 비중을 높여 친환경적으로 제작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자주앳홈’ 전시는 한국적 미감을 현대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브랜드 철학을 담아냈다. 전통에서 영감을 얻은 색채, 패턴, 향, 원료 등을 바탕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창출해 자주만의 독창적인 색깔을 드러냈다.

자주는 이번 리브랜딩에서 △한국적 기능과 원료 △사용자 중심의 편리성 △가성비 이상의 가치 △고품질과 디테일 △소유하고 싶은 매력적인 디자인이라는 ‘다섯 가지 생활 솔루션’을 제시하며 새로운 도약을 알렸다. 자주앳홈 전시는 이날부터 14일까지 진행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고객의 삶을 보다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국인의 생활방식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통해 리브랜딩을 진행했다”며 “한국적 전통과 현대적 실용성을 결합한 대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