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서 소주한잔 하기도 어려워지나”…열받는 바다에 수산물 가격도 들썩인다는데
충청남도는 즉각 피해상황 파악에 나섰다. 충남도에 따르면 서산시 가로림만 어촌계 17곳 중 13곳에서 바지락 집단 폐사가 발생했다. 피해 면적으로는 축구장 900개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규모로 전체 바지락 양식장의 78%에 해당한다.
국내 최대 꼬막 산지인 전남 여수 여자만에서는 새꼬막 80%가 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꼬막 양식업 어업회사법인인 주식회사 여수새고막의 조사에 따르면 보통 10ha당 30톤 정도의 종패를 갯벌에 뿌리는데 올해는 고수온 영향으로 이 중 80%가 폐사했다고 피해 상황을 당국에 보고했다.
경남 통영의 굴 양식장에서는 채묘된 굴이 자라야 할 때인데도 곳곳에서 썩은 굴들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 10일까지 경남도에는 717건의 굴 집단 폐사 피해가 신고됐다. 피해 면적은 1130ha로 전체 굴 양식 면적의 35%에 이른다.
올 여름과 가을 폭염으로 농작물 피해가 커서 사과와 배추값이 치솟는 등 땅으로부터의 ‘기후플레이션’이 서민 경제를 위축시켰다면 올 겨울에는 바다로부터의 ‘기후플레이션’인 ‘피시플레이션’(fishflation·수산물 가격 급등)이 우리 식탁을 엄습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육상에서 폭염 경보가 역대 최장 기간 이어진 것처럼 바다에서는 고수온 특보(수온이 28도 이상인 경우)가 지난 7월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71일 동안 이어져 관련 발령제가 실시된 이후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양식장의 폐사한 어패류 숫자가 5000만 마리에 이르는 등 역대 최악의 피해를 입었다.
이와 같은 어패류 집단 폐사는 수산물 가격 급등으로 이어진다. 지난 8~9월 제주도 광어 양식장에서 광어 수만 마리가 집단 폐사하면서 국민 횟감인 광어가 한때 kg당 3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서해안 천수만에서는 우럭(조피 볼락)이 600만마리 집단 폐사해 우럭 소매 가격이 치솟고 있다.
정부 대책은 두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직접 피해를 당한 어민들에게는 직접적인 보상이 이루어지고 또 공급 감소로 가격이 뛸 수 있는 수산물에 대해서는 수입대체 등을 통한 가격 안정화 대책을 내놓는다.
해양수산부는 고수온으로 가격이 급등한 해산물은 유통 과정에 조치를 취해 가격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지난 5월 고수온과 수출 증가 여파로 마른김 가격이 급등하자 5개월여간 마른김과 조미김에 붙는 관세를 인하했고 가공업체,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김 양식면허지 확대, 마른김 가격 할인, 수매자금 지원, 수입김 관세 인하 등의 조치를 내놨다.
지난 추석 연휴기간에는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각종 해산물에 대해 비축물량을 방출, 할인해 판매하기도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올 겨울 피시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오는 11월 고수온 관련 종합 대책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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