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가 야심 차게 준비한 신형 전기 SUV EV5가 3일 공식 출시됐지만, 타이밍이 최악이었다.
전국 주요 도시의 전기차 보조금이 대부분 소진된 상황에서 EV5가 등장하며,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삼으려던 전략이 초반부터 힘을 잃었다.
인천, 대구, 대전 등 대도시는 이미 보조금이 마감돼, 해당 지역 소비자들은 EV5를 사더라도 수백만 원의 지원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전기차 인기 높아졌지만, 제도는 제자리

올해 1~7월 전기차 신규 등록은 전년 대비 67%나 늘어난 11만 8,000여 대에 달했다.
이 같은 급증세는 인기 신차와 조기 보조금 소진이 맞물린 결과지만, 현행 보조금 제도는 여전히 ‘출고 등록’ 기준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계약을 아무리 일찍 해도, 차량을 늦게 받으면 보조금을 못 받는 구조다.
출고 속도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시스템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결과적으로 ‘보조금 로또’에 기대야 하는 기형적인 상황을 만든다.
EV5, 가격과 성능 모두 뛰어났지만 ‘타이밍 패배’

EV5는 전장 4,615mm, 전폭 1,875mm, 전고 1,715mm, 휠베이스 2,750mm의 차체로 공간감이 뛰어나고, 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도 5,150만 원대로 합리적이다.
1회 충전으로 460km를 달릴 수 있는 주행 거리도 갖췄다.
실내 공간과 전비, 안전 기능까지 갖춘 실속형 패밀리 전기 SUV지만, ‘가성비’라는 최대 강점을 살리기 어려운 시점에 출시돼 기대만큼 반응이 터지지 않고 있다.
예산 소진된 지역, 구매 시 수백만 원 손해 감수해야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현재 보조금이 남아 있는 지자체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이 말은 곧, 지금 EV5를 계약해도 해당 지역이 보조금 마감 상태라면 최대 수백만 원을 손해 보고 사야 한다는 뜻이다.
전기차 보조금이 실질적인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EV5는 ‘신차 효과’ 대신 ‘대기 수요’로 묶여버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보조금 예산이 풀리는 내년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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