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가지 맛만 살아남았다는 90년대 근본 간식
이 사진을 보라. 어린 시절 다들 가슴속에 가지고 다니던 동전으로 하나씩 사 먹었던 추억의 초콜릿 미니쉘인데, 맛이 다양해서 매대 앞에서 뭘 사야 할지 고민한 적 다들 있을 거다. 그런데 요즘 편의점에선 이런 다양한 맛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운데, 때마침 “미니쉘은 왜 딸기 맛이랑 아몬드 맛만 파는지 알려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봤다.
크라운해태제과 소성수 부장
미니쉘은 지금 시기, 시기마다 트렌드라든지 어떤 시장 상황이라든지 이런 거에 따라서 계절 맛도 넣었다, 과일 맛도 넣었다, 요거트 맛도 넣었다, 굉장히 다양한 플레이버를 만들어요. 최근에는 딸기하고 아몬드 두 종류가 탄탄하고 인기가 있어서 현재는 두 종으로만 운영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미니쉘 초콜릿 중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딸기 맛과 아몬드 맛을 팔고 있는 거고, 수요에 따라서 다른 맛들도 언제든지 새로 만들 계획이 있다는 거다. 딸기 맛과 아몬드 맛은 이른바 스테디셀러로 불리는, 가장 기본이 되는 맛이라서 인기가 꾸준하다고 했다.
가장 처음 미니쉘이 출시된 1991년 근본은 아몬드, 모카, 요구르트 이렇게 3종류였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 위주로 리뉴얼이 지속됐다. 딸기 맛은 1992년 출시 이후 30년 넘게 꾸준히 출시된 스테디셀러다.
그동안 미니쉘은 딸기, 아몬드 맛 말고도 요구르트, 모카, 골드피넛, 블루베리, 딸기요거트, 애플요거트, 바나나, 밀크 시리얼, 아몬드리치, 로투스 비스킷 등 12종이 넘는 다양한 맛들이 있었는데, 이렇게 다양한 맛의 초콜릿을 먹어볼 수 있었던 것 역시, 당대의 인기 있는 맛들을 선보이기 위해 잠깐 잠깐씩 출시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기록으로 남아있는 리뉴얼된 걸 보면, 2012년까지는 딸기, 모카, 아몬드, 블루베리, 요구르트, 골드피넛 맛이 출시됐었고, 2015년엔 요구르트 맛 대신 ‘딸기 요거트 맛’으로, 아몬드 맛은 ‘아몬드 리치 맛’으로 바뀌었다.2017년에는 큰 변화가 있었는데 요즘 SNS에서 재출시해달라는 얘기가 나오는 미니쉘 모카 맛이 사라지고 딸기, 아몬드, 시리얼, 비스킷 맛으로 또 한 번 변하게 됐다.
그동안 미니쉘의 수 많은 맛들은 이렇게 약 2~3년 주기로 바뀌면서 탄생한 건데, 이렇게 맛을 자주 바꾸는 이유에 대해 크라운해태제과에서는 처음부터 미니쉘의 마케팅 방향이 이런 ‘시즌성 아이템’을 내는 거였다고 말했다. 과거엔 한가지 맛만 밀고 나가던 게 일반적인 마케팅 방법이었는데, 당시에 이런 관념을 뒤틀어 그때그때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을 만들기 위해 개발하고자 했던 것.
크라운해태제과 소성수 부장
그 계절만 파는 거죠. (요즘) 과자 시장에서 이런 마케팅 방향들이 일반화됐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거기에 비하면 미니쉘은 (이런 방식을) 굉장히 길게 가져가고 있는 거죠.
그런데 미니쉘은 이렇게 좋아하던 맛이 사라지는 것 말고도 너무 양이 적고 소박하다는 불만도 있긴 한데, 그 이유는 미니쉘은 애초에 다이어트용으로 개발된 초콜릿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니쉘이 등장한 1990년대 초반엔 국내 제과사들이 다양한 초콜릿들을 개발하면서 판매량이 확 늘었었는데, 이때 동시에 비만율도 전국적으로 올라가면서 초콜릿을 가장 많이 사 먹는 10대나 20대 여성들이 고열량 초콜릿을 기피하기 시작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얇고 작게 만든 초콜릿들을 만들어내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한 거다.
실제로 90년대 초, 미니쉘처럼 생긴 ‘쉘 타입’의 초콜릿들이 대량으로 출시되기도 했는데, 동양제과의 ‘투유 티라미스’, ‘크로칸트’ , 롯데제과의 ‘쉘부루’, ‘스칼라’ 등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다만, 요즘 이런 미니쉘은 파는 곳이 많지 않고, 아직도 모카 맛이나 요구르트 맛의 부활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크라운해태제과 관계자는 당장 부활을 확답할 수는 없다고 했다.
크라운해태제과 소성수 부장
"그거는 트렌드가 어떻게 될지 몰라서 아직까지는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고, 시장이 원하는 맛들을 찾아서 그 시기에 만들어서 공급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