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수빈 인스타그램
수빈이 올린 3월의 기록이 어쩐지 낭만적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리더로서 무대 위에서 보던 강렬한 모습과는 달리, 그의 일상은 담백하고 자연스럽다. 최근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두 장의 사진은 봄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도시의 구석에서 포착된 소년의 표정은 평온하지만, 그 안에는 절제된 매력이 흐른다.
첫 번째 사진은 건물 계단에 쪼그려 앉아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모습이다. 카키색 모자에는 큼지막한 알파벳이 박혀 있고, 헤드폰이 목에 걸려 있다. 자칫 무심해 보일 수 있는 이 룩은 오히려 ‘꾸안꾸’의 정석처럼 느껴진다. 블랙 재킷과 데님, 첼시 부츠의 조합은 클래식하면서도 젊다. 햇살이 그림자를 길게 늘일수록, 그의 실루엣은 더욱 선명해진다.
두 번째 사진은 목조 벤치 위에서다. 수빈은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기울인 채 앉아 있다. 아이보리 셔츠 위로 니트 베스트와 연한 베이지색 바람막이를 걸쳤다. 청바지는 여유 있게 떨어지고, 발끝은 따스한 색감의 스니커즈로 마무리된다. 고개를 약간 기울인 그의 표정은 어딘가 나른하고 그윽하다. 영국의 골목길 같기도 한 장소는 복고적인 감성을 자아낸다.
/사진=수빈 인스타그램
이 스타일링이 인상적인 이유는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밸런스 때문이다. 모자와 헤드폰, 자켓과 워싱 데님, 스니커즈까지의 조화가 마치 자연스럽게 툭툭 걸친 듯하지만 계산된 구성처럼 느껴진다. 봄이라는 계절의 밝은 에너지와 소년의 감각적인 취향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 패션은 완성된다.
수빈이 보여주는 패션은 늘 계절을 읽는다. 강렬한 트렌드보다 자신의 무드에 맞춘 스타일을 선택하는 그다. 그 안에는 자기만의 리듬이 있고, 누가 대신 입어도 흉내 낼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 요란하지 않지만 시선은 끌고, 그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장면이 만들어진다.
이번 인스타그램 포스트는 단순한 일상 공유를 넘어서, 수빈이라는 인물이 가진 패션 아이덴티티를 다시 한 번 각인시킨다. 활동이 없을 때조차 그가 주는 무드는 명확하다. 편안한 공간에서도 스포트라이트처럼 빛나는 이유다.
/사진=수빈 인스타그램
매달 공개되는 #monthlysoobin이 점점 하나의 아카이브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그 일관된 취향 덕분이다. 팬들은 이 시리즈를 통해 수빈이 무엇을 입고, 어디에 있으며, 어떤 날씨를 살아내는지를 함께 경험한다. 이번 3월은 조금 따뜻했고, 조금 멍했고, 그래서 조금 섹시했다.
수빈은 여전히 사진으로 말을 건넨다. 말 대신 이미지로 전해지는 감정은 간결하고, 그래서 더욱 깊다. 다음 달의 수빈이 벌써 궁금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3월의 햇살은 수빈에게 잘 어울렸다
벗겨진 옷깃 아래로 봄이 흘렀고
우리는 잠시 멈춰 그 장면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