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레바논 국경 넘었다... “남부서 제한적 지상전 시작”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거세게 충돌해 온 이스라엘군이 국경을 넘어 레바논 남부 접경지역에서 제한적 지상전을 개시했다.
이스라엘군(IDF)은 1일(현지시각) 오전 1시 50분쯤 성명을 내고 “몇 시간 전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목표물과 인프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한적이고 국지적이며 표적화된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표적들은 국경과 가까운 마을에 있으며 이스라엘 북부의 이스라엘 공동체에 즉각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공군과 포병대가 레바논 남부의 군사 목표물을 공습하며 지상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은 총참모부와 북부사령부가 세운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작전을 수행하고 있으며 병사들은 이를 지난 몇 달간 훈련하며 준비해 왔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지난달 23일 헤즈볼라를 향해 선포한 ‘북쪽의 화살’ 군사작전을 거론하며 “상황 평가에 따라 계속될 것이며 가자지구 등 다른 전장에서의 교전과 병행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스라엘 매체들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각은 전날 오후 7시 30분 회의를 열어 레바논에 대한 군사작전의 ‘다음 단계’를 승인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침공의 목표 중 하나는 헤즈볼라의 라드완 특수작전부대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북부 접경지 마을을 위협하는 데에 사용해 온 인프라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이 현재 국경 근처의 헤즈볼라 인프라를 겨냥한 제한적인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우리에게 통보해 왔다”고 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레바논을 향한 지상전을 시작할 계획이라는 가장 분명한 신호를 제공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날 북부사령부 장병들에게 연설하면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한 건 매우 중요한 단계이지만 최종 단계는 아니다”라며 “우리는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며 여러분도 그 일부”라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 레바논 접경지역을 군사제한구역으로 선포하고 봉쇄한 뒤 포격 지원사격 속 레바논으로 지상군을 진입시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국경 넘어 레바논 남부에 강도 높은 포격을 퍼부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대규모 전차포 발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레바논 국경 근처 계곡에서 연이어 굉음이 울려퍼진다”고 전했다.
또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마을 3곳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여러분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즉시 건물에서 대피하고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라”고 아랍어로 경고한 후 강한 폭음이 여러 차례 관측됐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확전 만류에도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해 침공을 강행하는 태세여서 중동의 긴장 수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이 지상전에 들어가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강화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상전에 대한 물음에 “그들이 멈추는 것이 나는 편안하다. 지금 당장 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은 이스라엘의 지상전을 앞두고 수천 명의 미군을 중동 지역에 추가 파병하기로 했다. 추가 병력에는 F-15E, F-16, F-22 전투기, A-10 공격기 등의 비행대대와 지원 인력이 포함된다.미군은 추가 파견 비행 대대에 맞춰 기존 병력을 철수시키지 않고 그대로 유지, 공군력을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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