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약이 우리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주장이 의회 안에서 법안 형태로 나왔다. 상정 여부는 의장 손에 달렸다.
미국과 수십 년 동안 비핵화 협상을 벌였던 이란이 최근 핵개발 공식 선언을 검토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파이낸셜뉴스가 전했다. 올해 이란 전쟁을 겪은 강경파는 핵확산금지조약 NPT가 이란을 지켜주지 못했다며 지도부에 공개적으로 탈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란 국회의 호세인 알리 하지 데리가니 의원은 지난 20일 다른 의원들과 함께 NPT 탈퇴를 요구하는 긴급 법안을 발의해 국회 의장단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안은 준비됐고, 남은 것은 승인"
데리가니 의원은 해당 법안의 본회의 상정 준비를 마쳤다며 법안 토의가 시작되려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원자력기구 IAEA 이사회가 지난 10일 이란을 핵 비확산 의무 위반을 이유로 약 20년 만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한 점을 언급하며 우리 일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으려면 NPT에서 탈퇴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조약이 공격을 막지 못했다면"
강경파의 논리는 단순하다. 조약에 남아 있었음에도 공격을 막지 못했다면 조약의 효용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지난 8월 발표에서 NPT가 이란에 대한 공격을 예방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핵무기를 만들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주장했다. 전쟁을 겪은 뒤 내부 여론이 어느 쪽으로 기울었는지를 보여주는 발언이다.

"北이 걸어간 길과 겹치는 지점"
NPT 탈퇴는 북한이 밟았던 경로와 겹친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경계를 부른다. 조약에서 빠져나온 뒤 사찰을 차단하고 핵 능력을 굳히는 수순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이란 내부에서도 탈퇴가 제재 강화와 추가 고립을 부를 수 있다는 신중론이 존재한다. 법안이 실제 상정될지, 지도부가 어떤 결론을 낼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협상과 핵 문제가 같은 테이블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NPT 탈퇴 논의는 협상의 지렛대이자 위험 요인으로 동시에 작동한다. 국회의장의 승인 여부와 지도부의 판단이 다음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사진 출처=파이낸셜뉴스,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