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제일' 철학 계승한 이재용 회장…삼성, 이틀간 상반기 GSAT 실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가운데)이 지난 2023년 3월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참관하고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제공=삼성전자

글로벌 경영침체 속에서 4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대규모 공채를 지속하고 있는 삼성이 올해 상반기 입사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일명 '삼성 고시(GSAT)'를 실시했다.

이는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이끌어낸 결과로, 미래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청년 고용시장 안정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의미 있는 행보로 평가된다.

삼성은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입사 지원자를 대상으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실시했다고 27일 밝혔다.

GSAT를 실시한 계열사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16개사다.

앞서 삼성은 지난 3월 지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상반기 공채 절차를 시작했다. GSAT에 이어 면접(5월)과 건강검진을 거쳐 신입사원을 최종 선발한다.

일명 '삼성 고시'로 불리는 GSAT는 종합적 사고 역량과 유연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검사다. 앞서 지난 1995년 하반기 신입 공채 때 처음 도입돼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이번 GSAT 문제 중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스마트폰, 바이오 등 삼성의 주요 사업과 관련된 문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2020년부터 GSAT를 온라인으로 치르고 있다. 지원자들은 독립된 장소에서 PC를 이용해 응시할 수 있다. 시험에 앞서 삼성은 원활한 진행을 위해 시험 일주일 전 예비 소집을 실시해 모든 응시자의 네트워크 및 PC 환경을 점검했다.

지난 19일 삼성전자 인재개발원(경기도 용인)에서 삼성전자 감독관이 삼성직무적성검사 응시자를 대상으로 예비 소집을 진행하는 모습./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은 1957년 국내 기업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이어왔다. 특히 국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를 지속하면서 청년 취업 준비생들에게 공정하고 안정적인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능력 위주 채용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1993년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를 도입하고, 1995년 지원 자격 요건에서 학력을 제외하는 등 △성별 △학력 △국적 등을 배제한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이 외에도 △직급 통폐합을 통한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 △직급별 체류 연한 폐지 △평가제도 개선 등 인사제도 혁신을 지속 중이다.

특히 최근 청년 고용 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삼성의 대규모 공채는 청년 고용시장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월 청년층 고용률은 44.5%로 전년 대비 1.4%p 하락했으며, 실업률은 7.5%로 1.0%p 상승했다. 학업이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상태 청년 수도 45만5000명으로 5만2000명 증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지난해 1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술 명장' 간담회를 가진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 제공=삼성전자

반면 삼성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 수는 2019년 말 10만 5000여명에서 작년 말 12만9000여명으로 23% 증가했다.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고용을 늘린 셈이다.

이 같은 행보는 고(故)이건희 선대회장의 '인재제일(人才第一)' 경영철학을 계승 이재용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22년 10월 회장 취임  당시 사내 게시판을 통해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고 강조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이후에도 꾸준히 인재 확보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서 "젊은 기술인재가 흘린 땀방울이 기술강국 대한민국의 기반"이라며 "대학을 가지 않아도 기술인으로 존중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삼성 명장 오찬 간담회에서도 "기술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기술인재가 마음껏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은 직접 채용뿐만 아니라 청년층 전반의 성장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인 '삼성청년SW·AI 아카데미(SSAFY)'다.

이 사업은 청년들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양질의 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 대전, 광주, 구미, 부산 등 전국 5개 캠퍼스에서 교육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7000명 이상이 국내외 1700여 개 기업에 취업했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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