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채석강
자연이 만든 수천 권의 책장을 걷다

부안 변산반도 격포항 일대, 바다와 절벽이 만나는 그곳에 자연이 정성껏 써 내려간 한 권의 지질 교과서가 있습니다. 바로 전북 부안군의 대표 명소, 채석강입니다.

이곳은 중생대 백악기 약 7천만 년 전부터 이어진 퇴적암층이 절벽을 따라 쌓이고, 파도에 의해 조각되어 형성된 장엄한 해안 지형입니다.
수천 권의 책을 차곡차곡 쌓아올린 듯한 와층이 바다를 마주한 절벽을 따라 길게 이어지며, 보는 이의 숨을 멎게 만듭니다.
책장을 넘기듯 걷는 퇴적암의 시간
채석강은 단순한 절벽이 아닙니다. 역암, 사암, 이암, 셰일, 화산회가 반복되는 지층은 마치 수천만 년의 세월을 차례로 넘겨보는 느낌을 줍니다.
특히 격포리층으로 분류되는 이 지형은 과거 이곳이 깊은 호수였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죠.

그리고 그 중간중간에는 바닷물의 침식으로 생겨난 해식동굴과 파식대, 돌개구멍, 조수 웅덩이까지 곳곳에 숨은 자연의 조각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마치 작가가 글을 쓰듯, 파도는 이곳을 지금도 계속 다듬고 있는 중입니다.
절경을 마주하는 가장 좋은 시간은?
채석강은 간조(썰물)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밀물 땐 가려져 있던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해식동굴 속까지 들어가볼 수 있는 시간. 드넓은 파식대 위를 걸으며 바로 곁에서 퇴적암층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죠.

격포항~격포해수욕장 구간은 도보로 약 2km 정도로, 이 길을 따라가며 채석강의 핵심 포인트들을 하나씩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바닷가를 따라 걷는 이 코스는 걷는 내내 절벽, 바위, 바다, 그리고 햇살이 어우러져 색다른 감동을 줍니다.

드라마 촬영지, 그리고 해질녘의 마법
채석강은 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의 인상적인 오프닝 장소로도 알려졌습니다. 전생의 기억을 짊어진 주인공이 거닐던 절벽과 동굴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이야기의 일부처럼 느껴집니다.


특히 노을이 지는 시간, 해식동굴에서 바라보는 붉은 바다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황홀합니다. 해가 지며 퇴적암에 번지는 주홍빛은 그 어떤 예술작품보다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방문 정보 요약
📍 위치: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변산면 변산해변로 1
⏰ 이용시간: 상시 개방 (간조 시간 확인 필수)
💰 입장료: 무료
🚗 주차: 가능 (소형주차장 내 장애인 주차구역 6대)
🚌 대중교통: 격포 정류장 하차 후 도보
♿️ 편의시설: 장애인 화장실, 점자블록, 경사로 데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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