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레시피] 1년 최고 수익률 11%… 추석 용돈 ‘어린이펀드’로 굴리자

김수정 기자 2024. 9. 1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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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종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4.26%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 11.49%
10년 단위로 2000만원까지 세금 없어
광주 북구청직장어린이집에서 원생들이 한복을 입고 복주머니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올해 열 살과 여섯 살 된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 유민주(39)씨는 이번 추석에 받은 아이들 용돈을 어떻게 굴릴지 고민하다가 어린이 펀드에 넣기로 했다. 어린이 펀드에 매달 많지 않더라도 소액을 꾸준히 적립하면 10년 뒤 아이를 위한 목돈이 마련될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 펀드를 활용하면 한 번에 증여하는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을 모아 줄 수 있어 효율적이라 판단했다. 유씨는 “명절마다 아이에게 용돈 세례가 쏟아지곤 하는데 펀드에 가입해 두면 체계적으로 목돈 만들기가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에 자녀들이 친척들로부터 받은 용돈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는 부모라면 어린이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어린이펀드는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필요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주로 가입한다. 장기 투자가 목적인 만큼 대체로 국내외 우량주를 담는다. 어린이펀드도 성인이 가입할 수 있지만 절세를 위해 자녀 명의로 가입하는 사람이 많다.

어린이펀드가 국내 처음 출시된 건 1999년이다. 어린이펀드 설정액은 한때 1조원을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공모펀드 시장 침체로 규모가 많이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자녀의 목돈 마련을 위한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고 어린이에게 금융·경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익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어린이펀드 총 22종…최고 수익률 11.49%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국내 어린이펀드 27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4.2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1.40%를 웃돈다. 삼성그룹펀드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각각 2.32%, -1.56%인 점과 비교해도 어린이펀드 성과가 앞선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최근 1년간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증권자투자신탁G 1(주식)(종류C-e)’이 11.49%로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이어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증권자투자신탁G 1(주식)(종류C5)’ 11.11%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증권자투자신탁G 1(주식)(종류C4)’ 10.89% ▲'미래에셋우리아이세계로적립식증권투자신탁K-1(주식)(종류C5)’ 10.88%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 8.10%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5)’ 8.02% ▲'우리스마트고배당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A)’ 7.73% 등이 뒤를 이었다.

어린이펀드는 장기투자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자녀의 미래 목돈을 만들어주는 어린이펀드 특성상 단기 수익률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증여 및 절세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어린이펀드는 자녀 명의로 가입하기 때문에 증여 상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현행 증여세법에서는 미성년자 명의로 펀드 계좌에 납입한 금액에 대해 10년 단위로 2000만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빠르게 가입할수록 유리하다. 세금 없이 신고만으로 증여하려면 태어나자마자 2000만원, 10세에 2000만원, 20세와 30세에 5000만원씩 증여해 자녀가 30세가 되면 원금 기준 총 1억4000만원을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 수익률에 따라 평가액은 더 불어날 수 있다. 실제 KCGI자산운용에 따르면 어린이펀드 가입자 나이는 5세 이하가 27%, 6~10세가 28%로 절반 이상이 10세 이하였다. 또 어린이펀드는 운용으로 발생한 수익에도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증여 효과와 절세 혜택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셈이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 금융교육도 제공…낮은 설정액은 한계

어린이펀드에 가입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녀 명의로 펀드에 가입하려면 가족관계증명서와 자녀 명의의 기본 증명서, 본인 신분증과 인감 등을 챙겨 가까운 은행이나 증권사 등 펀드 판매 창구를 방문하거나 온라인 가입을 하면 된다. 5~10년 이상 장기 투자할 목적이라면 주식 비중이 높은 펀드가 좋다고 전문가들은 추천한다.

어린이펀드는 단순히 자산 투자 목적 외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어린이펀드 운용보수와 판매보수의 일부를 청소년금융기금으로 조성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 펀드에 가입한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해외 유명 대학이나 글로벌 기업을 방문하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현재까지 총 1만3000여명이 참여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착한아이 예쁜아이 펀드’ 가입 고객에게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운용보고서를 보내준다. 학부모와 어린이를 위한 경제 학습 콘텐츠로 채운 펀드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다.

다만 모든 펀드가 그렇듯 투자 위험도 존재한다. 어린이펀드 대부분은 1등급에서 2등급 정도의 위험등급이 책정돼 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원금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 또 자금이 원활히 유입되지 않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최근 어린이펀드 전체 설정액은 4064억원에 그쳤다. 1년 새 어린이펀드에서 275억원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국내 어린이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1000억원을 넘는 상품은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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