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차선유지 보조 기능이 지나치게 집착한다고 느끼거나, 터치스크린이 불편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다면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
최근 자동차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필요 이상의 기능을 추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미국 당국은 차량 내 기술을 더욱 표준화하고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2026년부터 새로운 규제로 일부 기능의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다. 다음은 현지 언론이 전한 2026년부터 금지되는 자동차 기능 8가지이다.

1. 테슬라 모델 S: 터치스크린 조작
모델 S는 거의 모든 물리적 버튼을 제거하고, 터치스크린으로 대체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니멀리즘의 극치였고, 사람들은 이를 ‘바퀴 달린 아이폰’이라 불렀다. 그러나 2026년부터는 유럽신차평가프로그램(유로 NCAP) 등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규제로 인해 앞 유리 와이퍼, 방향지시등, 비상등 등 핵심 기능에는 실제로 만질 수 있는 물리적 조작 장치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한다.

2. BMW 7시리즈: 제스처 컨트롤
7시리즈는 손동작으로 인포테인먼트를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교통체증 속에서 손을 흔들면 볼륨이 커지고 손가락을 돌리면 곡이 바뀌는, 마치 마술 같은 경험이었다. 그러나 실제 운전 중에는 실수로 오작동이 발생하거나 주의가 산만해진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내년부터는 새로운 주의 분산 운전 방지 규정에 따라 이 기능이 사라질 예정이다. BMW는 물리적 조작 방식이나 음성 명령 방식으로 되돌아가야 하며, 이는 오히려 모든 사람에게 더 나은 방식일 수 있다.

3. 쉐보레 블레이저 EV: 후륜구동 옵션
블레이저 EV의 후륜구동(RWD) 옵션이 사라진다. 쉐보레 대변인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비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옵션을 유지하면서 제품 구성을 단순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블레이저 EV는 전륜구동, 사륜구동, 그리고 고성능 SS 트림 전용 AWD만 제공된다. 후륜구동은 즐겁고 생동감 있는 주행감을 제공한다고 여겨졌기에 이번 조치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4. 포드 머스탱 마하-E: 자동주차보조
마하-E는 EV 다운 첨단 정체성을 강조하며 자동주차 기능을 내세웠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3단계 미만 자율주행 기능에 대한 제한으로 인해 이 기능이 없어진다. 이제는 운전자가 직접 모든 조향을 제어해야 하며, 센서와 카메라는 그저 관망만 하게 된다. 기술 애호가들과 주차에 자신 없는 운전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었던 기능이었던 만큼, 이 변화는 큰 아쉬움을 남긴다.

5. 메르세데스-벤츠 EQS: 하이퍼스크린 축소
EQS는 운전석에서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광활한 MBUX 하이퍼스크린으로 디지털 럭셔리의 새 지평을 열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화면 크기 제한 규정이 적용돼 이 초대형 디스플레이는 축소되고 세분화돼야 한다. 이는 운전자의 시야 분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메르세데스 전기차 전체 라인업에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초대형 내비게이션 지도와 화려한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된 디지털 파노라마는 이제 규제에 맞는 크기로 축소돼야 한다. 하이퍼스크린이 자랑이었던 차량으로서는 체감되는 퇴보일 수밖에 없다.

6. 지프 랭글러 4xe: 외부 사운드 생성기 변경
랭글러 4xe는 EV 주행 모드에서 거의 무음에 가까운 소리로 도심을 주행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외부 사운드 생성기를 탑재했지만, 내년부터는 더 일관된 표준 음향이 요구됨에 따라 이 기능은 대체된다. 지프만의 개성 있는 소리는 사라지고, 업계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소리로 바뀌게 된다. 랭글러의 독창적인 정체성이 흐려지는 것이다.

7. 쉐보레 실버라도: 탈착형 테일게이트 카메라
실버라도는 탈착이 가능한 테일게이트 카메라 덕분에 견인 작업이 한층 수월했으나, 내년부터는 보안과 감시 규정 강화로 인해 이 기능이 삭제된다. 이동식 무선 카메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보 유출 위험 등을 이유로 규제 당국이 이 기능을 금지한 것이다. 보트를 끌거나 캠핑카를 운반하는 운전자들에게는 치명적인 손실이다. 이 기능은 실버라도를 ‘바퀴 달린 만능툴’로 만들어줬지만, 이제는 평범한 픽업트럭으로 회귀하게 된다.

8. 현대차 아이오닉 5: 제로그래비티 리클라이닝 시트
아이오닉 5는 완전히 눕는 전동 리클라이닝 시트와 다리받침이 결합한 ‘제로그래비티’ 좌석을 통해 EV에 새로운 휴식 개념을 제시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새로운 탑승자 자세 안전 기준으로 인해 차량이 완전히 정차한 상태에서만,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주행 중에는 사용이 금지되며, 기능 자체가 제거될 가능성도 있다. 아이오닉 5의 ‘라운지’ 같은 인테리어를 즐기던 이들에게는 실망스러운 변화이다. 충전 대기 시간 동안의 편안한 휴식은 이제 규제로 인해 제한되며, 우주선 같은 내부는 점점 사라질 것이다.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