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취당한 동물들... "그 자체로 존중받으며 살 수 있는 '보금자리' 확산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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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인 시설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동물이 인간의 착취와 학대 구조에서 벗어나 동물 그 자체로 존중받으며 살 수 있는 보금자리가 확산될 수 있길 희망한다."
4일 세계 동물의 날을 맞아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해방물결, 새벽이 생추어리 등 4개 동물보호단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보금자리(생크추어리· Sanctuary) 선언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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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인 시설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동물이 인간의 착취와 학대 구조에서 벗어나 동물 그 자체로 존중받으며 살 수 있는 보금자리가 확산될 수 있길 희망한다."
4일 세계 동물의 날을 맞아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해방물결, 새벽이 생추어리 등 4개 동물보호단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보금자리(생크추어리· Sanctuary) 선언문'을 발표했다.
피난처 혹은 안식처라는 뜻의 보금자리는 갈 곳 없는 동물을 보호하는 공간이나 시설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고 있다. 세계 생크추어리 연합(The Global Federation of Animal Sanctuaries)에 따르면 전 세계에 운영되는 생크추어리는 최소 200개가 넘는다.
이날 선언문을 발표한 4개 단체는 국내에서 각각 보금자리를 운영하고 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강원 화천군에 보호시설을 만들고 웅담 채취용으로 사육되던 사육곰을 구조해 보호하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충북 음성군에 개농장과 도살장 등에서 구조된 염소와 닭을 보호하는 '팜 생츄어리'를, 동물해방물결은 강원 인제군에 도살 위기에서 구조된 얼룩소를 돌보는 '달뜨는 보금자리'를 운영 중이다. 또 새벽이 생추어리는 돼지농장에서 구조된 돼지 '새벽'과 실험실에서 살아남은 미니돼지 '잔디'를 보살피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날 보금자리 내에서 돼지, 곰, 닭, 염소 등이 풀밭이나 진흙탕을 뒹구는 등 인간의 학대에서 벗어나 생활하는 다채로운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은 "거주동물을 책임감 있게 돌보는 본연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의 착취 관계를 전환하는 보금자리를 사회적으로 확산하고 동물을 착취하는 산업을 종식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선언문에는 크게 △삶의 주체 △자율성 △욕구와 선호 △건강과 안전 △용어 사용 △사회적 상호작용 등 6가지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거주동물은 고유한 삶의 주체이자 개별적 존재"라며 "이들의 욕구와 선호는 어떠한 경우에도 존중받아 마땅함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다만 "동시에 보금자리가 본질적으로 인간이 구획한 인위적이고 제한된 공간이라는 한계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참가자들은 보금자리의 중요성과 의미에 대해 발언했다. 김도희 동물해방물결 해방정치소장은 "보금자리는 우리가 동물착취산업의 잔인함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구조된 개개의 동물이 존엄한 존재임을 알려준다"며 "동물이 식량 시스템의 대상이 아닌 함께 사는 주민으로서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세원 새벽이 생추어리 활동가는 "(새벽과 잔디는) 국가 정책에 의해 주변에서 전염병이 발병하면 언제든 살처분당할 수 있다"며 "생크추어리 운동은 동물의 생살여탈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관계를 일구자는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보금자리를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유지우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는 “농장동물 역시 고기가 아닌 생명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보금자리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재 곰보금자리 프로젝트 활동가는 "인간이 동물을 돌보아야 하는 이유는 동물의 자리를 빼앗았기 때문"이라며 "곰을 돌보는 이유도 동물이 불쌍하거나 귀여운 존재라서가 아니라 인간이 곰들을 감금하고 착취했음을 반성하고 책임지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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