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친구아들' 윤지온, 강단호와 닮은 점 찾기[TF인터뷰]
tvN '엄마친구아들' 속 강단호 役으로 활약
첫 쌍방 로맨스+키스신 이룬 윤지온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엄마친구아들' 속 강단호는 이름과는 다르게 다소 유약해 보인다. 하지만 내면은 누구보다 강한 신념과 책임감을 지녔다. 배우 윤지온은 강단호와 다른 듯 비슷했다. 다소 냉해 보이는 첫인상과는 다르게 웃음이 많았고 동시에 자신이 생각하는 바는 확실하게 전달할 줄 아는 강직함도 지녔다. 자신을 배터리로 충전해야 하는 핸드폰에 비유한 윤지온이다. 그리고 그의 배터리가 항상 '완충'이길 기대한다.
윤지온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tvN 토일드라마 '엄마친구아들'(극본 신하은, 연출 유제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강단호 역을 맡은 그는 이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6일 막을 내린 '엄마친구아들'은 오류 난 인생을 재부팅하려는 여자와 그의 살아있는 흑역사인 엄마 친구 아들이 벌이는 파란만장 동네 한 바퀴 로맨스를 그렸다. 서로의 흑역사 기록기인 소꿉남녀 최승효(정해인 분)와 배석류(정소민 분)가 인생의 교차로에서 재회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설렘을 안겼다.
마지막 회가 방송된 주말을 보내고 만난 윤지온은 여전히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는 "아직도 끝이 났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 공허한 마음만 가득하다. 그만큼 이 작품에 진심이었던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엄마친구아들' 팀은 함께 모여서 마지막 회를 챙겨 봤단다. 윤지온은 "해인 형은 상영 중인 '베테랑2' 무대인사 때문에 방송 끝난 후 합류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함께했다. 같이 보니까 느낌이 달랐다. 모니터 안에서 행복하게 웃고 있는 사람들이 내 옆에 앉아 있다고 생각하니 더 울컥했다"며 "옆을 못 쳐다봤다. 쳐다보는 순간 눈물이 비칠 것 같았고 그렇다면 바로 놀림감이 될 것 같았다. 마지막까지 내 시선은 절대적으로 모니터에만 고정했다"고 밝혔다. 너스레 가득한 후일담이었지만 윤지온이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는지 느껴졌다.
극 중 윤지온은 오직 팩트만을 쫓는 현장 우선주의 기자 강단호로 분했다. 신념과 책임감이 강한 그는 사고회로를 예측할 수 없는 정모음(김지은 분)의 옆집으로 가게 되며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맞는 데 이어 핑크빛 기류를 자아냈다.
윤지온은 오디션을 통해 작품에 합류한 케이스다. 현장에서 대본을 통해 작품을 접한 그는 이야기와 캐릭터가 주는 따뜻함에 반했다. 윤지온은 "선하고 정의로운 한단호라는 캐릭터 자체만으로도 탐이 났다. 여기에 대본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푸근한 감성이 좋았다. 글만 봤을 뿐인데 노을 지는 동네가 저절로 그려지더라"고 돌이켰다.
이번 작품을 통해 사회부 기자를 간접 체험한 윤지온이다. 이를 언급하자 그는 "네 선배님"이라는 너스레로 웃음을 안겼다. 다만 캐릭터를 준비할 때는 강단호의 직업적인 측면보다는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고자 했다. 윤지온은 "대본을 4부까지 받았을 때는 단호의 직업적인 모습은 안 나온다. 아나운서나 앵커처럼 딕션이나 발성을 연습한다고 해서 되는 문제는 아니다 보니 준비하는 과정이 어려웠다"며 "그래서 생각한 건 직업에서 단호의 모습을 찾지 말고 사람으로서 단호가 어떤 냄새를 풍기고 분위기를 갖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자였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조카를 딸로 키운다는 점, 단호가 행하는 선과 따뜻한 행동들을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상기시키면서 연기하려고 했어요. 현장에서 동료 배우나 스태프들의 말을 들어보니 저에게 단호 모멘트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한 템포씩 늦게 이해하거나 알아들을 때가 있는데 그런 순간들이 대화하는 중에도 보였나 봐요. 어리바리한 모습이 닮았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엄마친구아들' 준비가 또 특별했던 건 지금까지와 달리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윤지온은 "이전에는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늘 다이어트를 했었다. 평소 몸무게가 67~68kg 정도라면 '우연일까?' 때는 61kg, '소용없어 거짓말' 때는 60kg이었다. 그때는 당과 밀가루는 아예 섭취를 안 할 정도로 제정신이 아닌 다이어트를 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는 역할 자체도 예민한 캐릭터는 아니다 보니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렇다고 식단 관리를 안 한 건 아니다. 좋은 건 다 챙겨 먹으면서 운동을 더 열심히 했다. 스타일적으로도 세련됨보다는 수더분함을 갖고 가야 했어서 덜 덜어내자는 느낌으로 준비했다"고 전했다.
쌍방 로맨스에도 처음 도전했다. 스스로의 연기에 '멜로가 있는가'라는 물음표를 가지고 있었던 윤지온으로서도 색다른 기회였다. 그는 "로맨스라는 게 혼자 하는 연기가 아니라 파트너가 있지 않나.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정모음 역의 김지은은 윤지온과 성향이 달랐던 만큼 두 사람은 차이에서 오는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윤지온은 "지은이를 부를 때 '에너지은'이라고 한다. 그만큼 현장에서 모두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전 내향적이다 보니 가끔 대화에 끼고 싶어도 끼지 못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먼저 다가와서 챙겨주는 게 너무 고마웠다. 지은이는 정말 정이 많고 따뜻한 친구"라고 상대 배우를 치켜세웠다.
앞서 김지은은 인터뷰 당시 윤지온에 대해 '단호보다 더 과묵하다'고 말한 바 있다. 윤지온 역시 자신을 극I라며 긴장도 많이 하고 쑥스러움도 많이 타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엄마친구아들' 제작발표회 당시 보여준 모습이나 인터뷰 당일에 만난 윤지온은 때로는 능청스러웠으며 때로는 능글맞기도 했다. 이에 윤지온은 "밖에 나가면 일이고 사람들을 만나는 거지 않나. 그럴 때면 밝고 능청스러운 윤지온이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제작발표회 때는 특히나 앞뒤로 스케줄이 없었어요. 그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었던 거죠. 예를 들면 제가 핸드폰이라면 집은 충전기인 셈이에요. 집에 있는 동안 충전기에 연결돼 있다면 집 밖으로 나가는 순간 배터리가 닳기 시작해요.(웃음)"
끝으로 윤지온은 '엄마친구아들'을 극 중 연두를 위해 찾아줬던 네잎클로버 같은 작품이라며 "행운이자 행복이었다"고 밝히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사실 전 한동안은 '엄마친구아들'을 떠나보내지 못할 것 같아요. 원래도 제가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에요. 그래서 조금 더 질척이고 허우적거릴 것 같아요. 시청자들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드리는 작품이 되고 싶었는데 사실 이 말도 많은 분들이 시청해 줘야 성립이 되는 말이잖아요. 그래서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작품을 끝까지 응원하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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