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페린젝트'의 건강보험 급여…수익보다 환자 우선

경기 과천에 위치한 JW중외제약 전경 /사진 제공=JW중외제약

JW중외제약의 고용량 철 결핍 치료제 ‘페린젝트(성분명 카르복시말토오스)’에 지난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 이후 14년 만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기업 실적 관점에서는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지만, 환자 치료의 접근성 향상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JW중외제약의 입장이다.

페린젝트에는 5월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환자 연간 1인당 투약비용이 1회 1병(20ml) 기준으로 약 11만6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줄어든다.

페린젝트는 임산부, 투석 중인 만성신부전 환자, 암 환자 중 철결핍성 빈혈임에도 경구용 철분제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부작용 문제로 투여가 어려운 경우 사용할 수 있는 고함량 철분 주사제다.

페린젝트는 기존 철분 주사제 투여 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여러 번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덜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치료의 편의성을 높였다.

한 차례 주사로 체내에 충분한 철분을 보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져 산부인과 제왕절개, 다양한 여성암 수술, 정형외과 수술 등으로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 수혈 대신 사용할 수 있다.

JW중외제약은 페린젝트 허가 14년 만에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이뤄냈다. 2014년과 2018년 급여 등재를 추진했던 JW중외제약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적정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2020년에는 심평원 약평위에서 급여적정성을 인정받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이 결렬됐다.

다만 페린젝트에 급여를 적용해야 할 필요성은 계속 제기돼왔다. 헌혈이 줄면서 혈액 수급 또한 불안정해졌다. 이에 의료계는 "수술할 때 적정 혈액을 사용하려면 고함량 철 결핍 치료제가 필요하며, 유일한 약제인 페린젝트를 급여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했다.

JW중외제약 입장에서 페린젝트의 급여권 진입을 마냥 환영하기는 어렵다. 급여가 적용되면 사용량은 늘지만, 실제로 거래되는 약가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이 보장해주지 않았음에도 페린젝트의 사용량은 늘고 있었다. JW중외제약에 따르면 페린젝트 매출은 2021년 171억원, 2022년 206억원, 2023년 221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페린젝트의 비급여 약가는 3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1만5582원으로 결정했다. 동일 매출을 기록하려면 기존 대비 3배 이상 팔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JW중외제약은 페린젝트의 급여 적용으로 좀 더 많은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JW중외제약은 “그동안 비급여로 치료를 받던 환자들이 페린젝트의 보험급여 적용으로 경제적 부담을 줄여 철 결핍 치료의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생명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JW중외제약의 비전에 따라 환자들에게 더 좋은 치료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안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