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tvN 찾아갔냐고요?"…'정년이' vs MBC, 법적대립
[Dispatch=김소정기자] MBC와 tvN '정년이' 제작사가 법적 다툼에 돌입했다. MBC는 편성이 바뀌며 피해를 입었다는 입장. 제작사는 MBC가 편성 및 제작비 협의를 지연해 벌어진 일이라고 맞섰다.
MBC는 12일 공식입장을 냈다. '정년이' 제작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재산 가압류도 신청했는데, 법원이 전부 인용했다는 내용이었다.
MBC는 "'업무상 성과물 도용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및 계약교섭의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근거로 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이 인용했다"고 밝혔다.
제작사는 3곳이다. '정년이' 메인 제작사 스튜디오N(네이버웹툰 자회사), 매니지먼트mmm(김태리 소속사), 소속사인 앤피오엔터테인먼트(신예은 소속사)다.
'정년이'는 인기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지난 2020년 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N과 매니지먼트mmm이 판권 계약 체결 후, 드라마로 기획했다.
김태리를 주연으로 캐스팅했다. 2022년 8월, 정지인 MBC PD에게 연출을 제안했다. 정 PD는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MBC 드라마를 부활시킨 인물.
2022년 11월, 제작사는 MBC를 방문했다. MBC 편성 및 제작비를 정식 제안했다. 첫 촬영이 2023년 9월임도 고지했다.
하지만 제작비를 두고 이견이 생겼다. 제작사는 수차례 MBC에 제안한 제작비를 받을 수 있는 지 물었다. MBC가 6개월 동안 답을 미뤘다는 게 제작사 입장.
제작사는 "MBC에게 '정년이' 촬영일이 정해져 있다는 점을 미리 정확하게 알렸다. 동시에 다른 플랫폼을 알아볼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게 답을 달라고 여러차례 말했다"고 밝혔다.
2023년 5월, MBC에서 첫 답변이 왔다. 제작비를 제시했다. 그러나 제작사가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제작사는 MBC와 제작비 협의를 이어갔다. MBC를 믿고 다른 플랫폼 요청은 거절했다. 촬영을 위한 제작비는 자체 조달했다.
그러다 첫 촬영 한 달을 앞두고 신의가 깨졌다. MBC가 제작사의 주요 스태프 교체를 요구한 것. 제작비 절감이 이유였다.
제작사는 첫 촬영까지 미룰 수 없었다. MBC에 "다른 플랫폼을 알아볼 수 밖에 없다"고 통보했다. MBC는 "그렇게 할 수 있으면 하라"고 받아쳤다.
2023년 9월, 제작사는 CJ ENM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을 찾아갔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모든 제안을 수용했고, '정년이'는 tvN으로 편성이 확정됐다.
제작사는 "MBC와 제작비에 대한 합의점을 단 한번도 찾지 못했다. MBC는 촬영 20일 전이 되어서야 다른 채널로 가볼 수 있으면 가라고 해, 한 달 이상의 촬영 연기를 감수하고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MBC는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는 입장이다. 1년간 인력을 투입해 사전제작 준비를 마쳤는데, 편성이 불발되며 라인업에 지장이 생겼다는 것.
또 정 PD와 조연출들도 MBC를 줄줄이 퇴사했다. 정 PD는 프리랜서로 '정년이' 연출을 이어간다. 제작사는 "정 PD 퇴사는 작품 완성도를 위한 자발적 결정"이라고 전했다.
제작사는 이후 MBC에 "혹시 내부에서 사용한 비용이 있다면,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연락했다. 그러나 MBC는 소통을 중단했다. 법적 조치로 답을 대신했다.
제작사는 재산 가처분 인용에 대해 "법원의 확정적 판단이 아니라 단순 보전처분"이라며 "제작사들의 입장 소명기회 없이 MBC의 일방적인 주장에 따른 잠정 결정"이라고 밝혔다.
MBC와 제작사는 법적 다툼을 이어갈 예정이다. 방송금지 가처분 인용이 아니라, '정년이'는 예정대로 방영된다. 다음달 12일 tvN에서 첫 방송된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를 다룬 시대극이다. 소리 하나만큼은 타고난 소녀 정년(김태리 분)의 여성국극단 입성과 성장기를 그렸다.
<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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