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의 과감한 선택..‘최고 유망주’ 출신 고어, 새 팀서 특급 에이스로 성장할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고어가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최고 유망주 기대치에 맞는 특급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을까.
텍사스 레인저스는 1월 23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무려 5명의 기대주를 내주고 한 명의 투수를 영입했다. 텍사스가 영입한 투수는 좌완 맥켄지 고어였다.
큰 출혈을 감수한 텍사스다. 텍사스는 고어 영입을 위해 워싱턴에 팀 내 순위권 기대주 5명을 내줬다. 면면도 화려했다. 팀 내 2순위 유망주였던 유격수 가빈 피엔을 중심으로 우완투수 알레한드로 로사리오(팀 내 6순위), 내야수 데빈 피츠-제럴드(12순위), 외야수 예레미 카브레라(16순위), 1루수 아비메릭 오티즈(18순위) 등 5명을 워싱턴으로 보냈다.
비록 5명 중 'TOP 100' 급 유망주는 없었지만 팀 최고 유망주 세바스티안 월콧(전체 6순위)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순위 기대주인 지난해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 피엔을 포함한 상위권 유망주 5명을 과감히 포기했다. 워싱턴으로 향한 5명의 기대주는 모두 워싱턴 팀 내 TOP 30 유망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고어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의미다. 실제로 고어는 시장 가치가 높은 선수다. 1999년생으로 곧 27세가 되는 고어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기대주였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 지명됐고 메이저리그 전체 5순위 유망주 평가까지 받았던 선수다. 2017년 드래프트 당시 고어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투수는 현재 신시내티 레즈 에이스인 헌터 그린 한 명 뿐이었다. FA 자격 취득까지 아직 2년이 남아있는 선수기도 하다.
2022년 샌디에이고에서 빅리그 데뷔를 이룬 고어는 데뷔시즌 종료 후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로 워싱턴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시즌 16경기 70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4.50, 72탈삼진의 무난한 성적을 쓴 고어는 후안 소토(현 NYM) 트레이드의 핵심 선수로 워싱턴으로 이적했다.
고어는 워싱턴 이적 후 확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적 후 3년간 89경기 462.1이닝을 투구하며 22승 37패, 평균자책점 4.15, 517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적 첫 해 27경기 136.1이닝, 7승 10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해 빅리그에서 처음으로 100이닝을 소화했고 2024시즌에는 32경기 166.1이닝, 10승 12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하며 규정이닝, 10승, 3점대 평균자책점을 모두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30경기 159.2이닝, 5승 15패, 평균자책점 4.17을 기록해 2024시즌보다 표면적인 성적을 떨어졌지만 탈삼진 능력은 오히려 끌어올리며 생애 첫 올스타 선정의 영광도 누렸다. 지난해 워싱턴의 시즌 개막전 선발투수가 바로 고어였다.
텍사스는 지난시즌 종료 후 메릴 켈리, 패트릭, 코빈, 타일러 말레 등 베테랑 선발 3인방이 FA로 팀을 떠나며 선발 보강이 필요해졌다.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과 네이선 이볼디, 영건 잭 라이터 등 3명을 제외하면 로테이션 자리를 확실히 차지한 투수가 없었던 만큼 고어의 합류로 마운드를 확실하게 보강할 수 있게 된 텍사스다.
고어는 장단점이 명확한 투수다. 고어의 가장 큰 강점은 뛰어난 탈삼진 능력. 통산 9이닝 당 탈삼진이 정확히 10개인 고어는 지난해 리그 상위 20%에 해당하는 27.2%의 탈삼진율을 기록했다. 평균 시속 95.3마일의 빠른 포심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까지 다양한 변화구를 섞을 줄 아는 '5피치 피처'다. 결정구는 커브지만 모든 공으로 삼진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투수다.
하지만 구속이 리그 최상위권으로 빠른 것은 아니다. 포심 평균 구속은 리그 상위 34% 수준으로 상위권은 맞지만 최상위권이라고 부르기엔 부족하다. 그리고 공이 정상급으로 빠른 투수가 아님에도 제구력이 아쉬워 볼넷이 많다. 지난해 볼넷 허용율은 9.3%로 리그 하위 28%였다. 워싱턴 이적 후 제구력이 상당히 향상된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아쉬운 제구력으로 2024-2025시즌 2년 연속 메이저리그 최다 폭투를 기록한 투수기도 하다. 제구 문제로 이닝 당 투구수가 많아(2025시즌 17.65개) 경기 당 소화 이닝이 부족하기도 하다.
공이 빠른 편이고 탈삼진 능력도 좋지만 상대를 압도하는 구위는 아니다. 그러면서도 '뜬공 투수'인 고어는 장타 허용이 많다. 매년 리그 평균 이상의 빠른 타구, 많은 강한 타구를 허용하는 투수다. 지난해 허용한 평균 타구속도는 시속 90.4마일로 리그 평균(88.6마일)보다 훨씬 빨랐다. 강타 허용율 44.1%도 리그 평균(37%)을 한참 웃돌았다. 피안타율, 피장타율, 피OPS 등이 모두 리그 평균 수준이거나 그보다 아쉬운 수준에 머물고 있다. 피홈런도 리그 평균 수준이라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허용한 타구 질을 감안한 기대 지표보다 실제 성적이 더 좋은 선수기도 하다.
지금의 단점을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고어는 샌디에이고에서 워싱턴으로 이적한 뒤 큰 성장을 이뤘다. 그리고 워싱턴에서 뛴 3년간 비슷한 큰 기복 없이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텍사스 이적이 또 한 번의 도약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지난 이적에서 크게 성장했듯 이번에도 약점을 보완하며 한 단계 성장한다면 텍사스 로테이션을 이끄는 에이스가 될 수도 있다.
2023년 창단 첫 우승 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한 텍사스는 올겨울 시장의 전면에 크게 나서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팀에 변화를 줬다. 마커스 세미엔을 브랜든 니모로 바꿨고 아돌리스 가르시아, 조나 하임과 과감히 결별했으며 대니 잰슨, 알렉시스 디아즈, 타일러 알렉산더, 제이콥 주니스 등 빅리그 로스터를 지킬 선수들을 꾸준히 영입했다. 그리고 고어 영입으로 겨울 행보에 방점을 찍었다.
아직 서비스타임 2년이 남았고 성장할 잠재력도 남아있다는 기대감을 품고 텍사스는 5명의 유망주를 워싱턴으로 보내며 고어를 영입했다. 과연 내셔널리그를 떠나 아메리칸리그에 입성하게 된 고어가 한 단계 더 성장을 이루며 최고 유망주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특급 에이스로 올라설 수 있을지 새 시즌이 주목된다.(자료사진=맥켄지 고어)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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