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디 품으로 안긴 이정현 "사람 일 어떻게 될지 정말 모르겠네요"…웃은 이유는 올스타게임?

[점프볼=홍성한 기자] "사람 일이라는 게 어떻게 될지 참 모르겠네요." 이정현(38, 191cm)이 웃었다. 힌트는 올스타게임이다.
원주 DB는 2일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왔던 이정현과 계약기간 2년·보수 총액 4억 원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이정현의 행선지는 DB였다. 1987년생 베테랑임에도 지난 시즌 서울 삼성에서 54경기에 나와 평균 29분 55초 동안 10.4점 3.7리바운드 5.5어시스트 1.1스틸로 여전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선 알바노를 도와 새로운 공격 옵션을 불어넣어 줄 전망이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기 때문에 30분 이상은 힘들 것 같다. 현재까지 구상은 20분 내외로 활용할 생각이다. 알바노가 풀어주지 못할 때 (이)정현이의 2대2 능력 등으로 풀어주길 바란다"라는 게 DB 김주성 감독의 설명이었다.
2일 점프볼과 연락이 닿은 이정현은 "삼성에 남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새로운 시스템을 원하신 것 같다. 고민이 많았다. 그 상황에서 DB에서 너무 좋은 제안을 해줬다. 선수 생활 막바지를 어떻게 마무리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좋은 선수들과 높은 레벨에서 뛰고 싶어 결심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DB는 재작년 우승팀이다. 멤버 구성도 너무 훌륭하다. 또 김주성 감독님도 경험하고 싶었다. 모두가 아는 레전드시지 않나. 이런 복합적인 이유가 겹쳤다"고 덧붙였다.
FA를 통해 3번째 팀을 바꾸게 된 이정현이다.
그는 "공교롭게도 FA에 나올 때마다 이적하게 됐다(웃음). 난 안전보다 도전을 통해 동기부여를 얻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농구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알바노와 시너지도 기대했다.
이정현은 "알바노는 이미 KBL 탑 가드다. 역할 중복은 아니다. 삼성에서는 팀에 볼 핸들러가 없어 볼을 많이 잡았다. 난 2번에서 스윙맨 역할도 가능하다. 수비도 마찬가지다. 이런 부분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 감독님과 제대로된 이야기는 아직 못 나눴다. 훈련을 통해서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재밌는 일화도 있었다. 이정현은 지난 시즌 올스타게임에서 생중계로 열린 현장 프리뷰쇼에 나와 짓궂은 질문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이적하고 싶지 않은 팀으로 어쩔 수 없이 DB를 선택한 것(모두 농담이었다).
이정현은 "사람 일이라는 게 어떻게 될지 참 모르겠다"라고 웃었다.
끝으로 "삼성 팬들에게 죄송하다. 3시즌 간 플레이오프를 못 갔다. 주축선수로서 책임을 느낀다. 잠실에서도 많은 응원 보내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 만나게 된 원주 팬들에게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상대로 할 때마다 열정적이셨다. 기대가 크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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