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꼴찌로 출발하다 결국에 동시간대 1위하며 역전한 로코 드라마

시청률 꼴찌로 출발하다 결국에 동시간대 1위하며 역전한 로코 드라마

방송 전 최약체로 평가받던 드라마가 동시간대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시청률 1위로 올라서는 드라마틱한 반전극이 현실로 나타났다.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극본 오지영, 연출 이상엽)가 지상파 3사 동시간대 꼴찌로 출발해 대역전극을 완성하며 안방극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화려한 톱스타 카드나 자극적인 막장 요소 없이 오직 ‘콘텐츠의 힘’과 ‘착한 이야기’만으로 이뤄낸 값진 성과다.

출발은 미약했다. 첫 방송 당시 ‘쇼핑왕 루이’가 마주한 경쟁 환경은 그야말로 첩첩산중이었다. 이미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며 상승세를 타던 SBS ‘질투의 화신’과 감성 멜로를 내세운 KBS2 ‘공항 가는 길’ 사이에서 후발 주자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재벌 3세’라는 설정은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에게 식상한 소재라는 우려를 낳았다. 상대적으로 약한 화제성과 주목도 속에 베일을 벗은 첫 회 시청률은 5.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동시간대 꼴찌라는 성적표는 어쩌면 예견된 결과처럼 보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반전이 시작되었다. 뻔할 것 같았던 기억상실 로맨스는 오지영 작가의 통통 튀는 필력과 이상엽 PD의 세련되고 만화적인 연출력을 만나 완전히 새로운 색채를 띠기 시작했다.

자극적인 악역이나 시청자의 짜증을 유발하는 ‘고구마 전개’ 대신, 서로를 조건 없이 보듬어주는 청정 로맨스가 안방극장에 따뜻한 힐링을 선사했다. 드라마를 접한 시청자들 사이에서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라는 호평이 쏟아지며 무서운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 결과, 6회 만에 ‘공항 가는 길’을 제치며 수목극 2위로 올라섰고,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상승세의 정점은 10회와 11회 방송분이었다. 줄곧 수목극 최강자 자리를 지키던 ‘질투의 화신’을 바짝 추격하던 ‘쇼핑왕 루이’는 10회 방송에서 10.2%를 기록하며 마침내 공동 1위 자리에 올랐다.

이어 방송된 11회에서는 10.5%를 기록, ‘질투의 화신’(10.2%)을 0.3%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마침내 동시간대 단독 1위 왕관을 쓰는 감격을 누렸다. 이후 12회에서는 11.0%까지 치솟으며 꼴찌의 반란이 우연이 아닌 필연임을 증명했다. 죽은 줄 알았던 캐릭터의 생존과 주인공의 재기억상실 등 몰입도 높은 폭풍 전개가 이어지며 시청자들을 완전히 매료시킨 결과였다.

이 같은 역주행 기적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배우들의 호연이다. 서인국은 기억을 잃고 온몸으로 ‘복실’을 외치는 대형견 같은 매력의 ‘루이’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대체 불가능한 로코 장인임을 입증했다.

남지현은 순박하고 선한 산골 처녀 ‘고복실’ 역을 맡아 감칠맛 나는 사투리와 따뜻한 감성 연기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여기에 윤상현, 오대환, 엄효섭, 김선영 등 구멍 없는 연기파 조연들의 코믹한 앙상블이 극의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갈등을 유쾌하게 상쇄시켰다.

자극적인 소재가 판치는 안방극장에서 ‘쇼핑왕 루이’는 무자극 힐링 동화의 힘을 보여주었다. 개연성을 넘어선 순수한 캐릭터들의 매력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그야말로 착한 드라마가 거둔 기적 같은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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