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마린솔루션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 발발 뒤 하루 전체 주식 거래량 중 40% 이상이 공매도로 이뤄진 날을 두 번 넘게 겪은 종목이다.
지정학적 불안으로 조선주 전반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HD현대마린솔루션은 2대 주주인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블록딜 여파까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더 큰 주가 부담을 안았다. 다만 단기 주가 변동성과 별개로 선박 유지·보수·개조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장기적인 사업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 마켓데이터의 공매도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들어 현재까지 HD현대마린솔루션 주식에서 일일 거래대금 기준 공매도 비중이 40%를 넘어간 날은 △3월13일 △4월8일 두 차례였다. 같은 기간 이처럼 높은 공매도 비율을 2회 넘게 기록했던 5개 종목 중 하나였다.

미국·이란 전쟁 시작 뒤 HD현대마린솔루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주가는 종가 기준 2월27일 18만4300원에서 3월31일 17만9600원으로 2.6% 내렸다. 이달 20일 19만5700원으로 중동 전쟁 시작 전 가격을 회복했지만, 주가 하락을 예상한 공매도 수요가 여전히 몰리고 있다. 실제로 15일엔 하루 거래량 중 21.2%가 공매도로 이뤄졌고, 16일과 17일에 이 비중이 각각 18.7%, 16.3%를 기록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을 포함한 조선주는 중동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변동성이 커졌다. 해상 물류 차질 우려와 에너지 운반선 발주 증가 기대가 맞물리면서 주가가 빠르게 반응했다. 반면 미국과 이란의 협상 가능성이 높이지면 선반영됐던 기대가 조정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HD현대마린솔루션은 2대 주주 KKR의 지분 매도가 겹치며 다른 조선주에 비해 주가 하락 압력이 세졌다. KKR은 지난해 말 기준 특수목적법인 글로벌 베슬 솔루션 LP를 통해 HD현대마린솔루션 지분 9.9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KKR은 2021년 지분 38%를 취득한 뒤 지속해서 투자 원금을 회수해왔다. 올해 1월8일에는 보유지분 5%를 블록딜로 처분해 지분율을 5%까지 낮췄다.
그러면서 KKR은 3개월 동안 주식을 더 팔지 않겠다는 락업 조건을 설정했다. 잇따른 지분 매각 전례를 고려해 락업 기간 종료 뒤 추가 매도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주가 하락 압력이 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KKR의 락업은 종료됐다.
다만 장기적으로 조선업에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는 지난해에 이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유지·보수·개조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어 친환경 개조 수요 증가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다. 또 국제 해상 물류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신규 선박 건조에는 통상 2~3년이 걸리는 만큼 기존 선박을 개조해 활용하려는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HD현대마린솔루션 관계자는 "지정학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자립과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인프라에 대한 투자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후 LNG선을 활용한 부유식 가스 저장·재기화 설비와 부유식 LNG 저장설비 개조 등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문의도 꾸준히 증가 중"이라고 말했다.
윤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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