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순이익 105% 늘었지만.. 현금흐름은 '적자'

올해 1분기 재고자산의 증가와 기타유동부채의 감소 영향으로 무신사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창출력이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 제공 = 무신사

올해 1분기 무신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순이익이 세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음에도 대규모 현금 유출이 발생했다. 다만 이는 자체브랜드(무신사스탠다드) 확장을 위해 재고를 늘리고 입점 업체 판매 대금을 일괄 정산한 결과로 일시적인 자금 흐름이며 외형 확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연간 기준으로는 현금 유입 기조를 정상화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무신사의 연결기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 금액은 1847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37억원의 현금이 유입된 것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악화한 수치다. 영업현금흐름이 순유출이라는 것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보다 빠져나간 돈이 많다는 의미다.

영업현금흐름은 당기순이익을 기반으로 산출된다. 비현금성 비용을 조정하고 운전자본의 변동을 반영하는 식이다. 1분기 무신사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157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의 증가분과 기타유동부채(예치금·정산금·선수금)의 감소분이 순이익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컸고 결국 대규모 현금 유출을 야기했다.

순운전자본 내에서 재고자산이 두드러지게 늘었다. 지난해 1분기 재고자산은 327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올 1분기 증가분은 884억원(유출분)에 달했다. 기간을 넓혀봐도 재고자산은 최근 3년간 꾸준히 늘어 영업활동 현금창출력을 압박하고 있다. 취득원가 기준 2023년 말 3021억원이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3557억원으로 증가하더니 올 3월 말 4441억원으로 거듭 불어났다.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비율도 지난해 말 15.7%에서 3월 말 20.8%로 상승 추세다.

다만 1분기 재고자산의 절대적 수치가 증가한 데엔 계절적 요인이 큰 영향을 줬다. 겨울 시즌(4분기)의 고단가 재고가 1분기로 이월된 데다, 봄·여름(SS) 시즌에 대비해 신제품을 선제적으로 입고한 결과다. 더불어 이는 무신사스탠다드 사업 확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풀이된다. 실제 재고자산 항목을 보면, 1분기 자체브랜드 제품의 재고는 1971억원으로 외부 상품 재고(2402억원)보다는 적었으나 매입 증가 폭이 38.7%에 달해 외부 상품(16.9%) 증가 폭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무신사 관계자는 “재고자산이 증가한 건 무신사스탠다드의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4분기는 패션업계 최대 성수기다. 단가가 높은 겨울 제품과 블랙프라이데이·크리스마스 등 연말 프로모션이 몰려 있어 매출 볼륨이 크다. 이 기간 쌓이는 고객 예치금과 입점 브랜드 판매 대금 역시 자연히 클 수밖에 없다. 1분기 영업활동 현금 유출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기타유동부채의 감소는 이와 관련이 깊다. 1631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갔는데, 무신사가 이들 항목을 대거 정산한 결과다.

1분기 부진한 현금흐름은 곳간 여력에도 타격을 입혔다. 영업현금흐름이 둔화된 가운데 투자활동과 재무활동에서까지 나란히 순유출을 피하지 못했다. 투자현금흐름은 단기대여금 및 유형자산 취득으로 마이너스(-) 132억원을 기록했고 재무현금흐름은 차입금 및 사채상환에 따라 유출액이 594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1분기 무신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6824억원과 비교해 37.6% 줄어든 4258억원에 그쳤다.

다만 올해 무신사의 외형 신장세를 고려하면 일시적으로 악화된 현금흐름은 회복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1분기 무신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한 2929억원, 영업이익은 24% 늘어난 176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산성 지출이 일단락되고 향후 재고자산이 판매를 통해 매출로 전환되면 현금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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