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3' 이제훈, "SBS 연기대상 감사…백지상태로 다시 시작하려고요" [인터뷰]

이유민 기자 2026. 1. 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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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3'서 무지개운수 택시기사 김도기 역
"빌런 장나라와 옥상씬 짜릿…윤시윤 열연 인상 깊어"

 

배우 이제훈 ⓒ컴퍼니온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3'(연출 강보승, 극본 오상호)를 통해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이제훈이 화려한 액션과 부캐 플레이로 시즌을 이끌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역할의 끝에서 스스로를 비워내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연기를 바라보기 시작한 그는 한층 깊어진 시선으로 다음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 완주 이후의 공백기마저 또 하나의 연습장이 된 배우 이제훈의 현재는 다음 이야기를 향한 조용한 출발선에 서 있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모범택시3'를 마무리한 이제훈을 만나 작품 종영 소감과 연기에 대한 고민,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모범택시3'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정의가 닿지 못한 곳에서 대신 처단에 나서는 설정과 강렬한 에피소드 구조, 개성 강한 '부캐 플레이'로 시즌1부터 꾸준한 팬층을 형성해왔다.

배우 이제훈 ⓒ컴퍼니온

이제훈은 시리즈에 대한 자부심부터 드러냈다.

"이렇게 시즌3까지 온 작품이 한국 드라마에서는 손꼽을 정도로 적잖아요. 그런 시리즈에 함께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부심을 느껴요."

그는 '모범택시'가 꾸준히 사랑받은 비결로 통쾌함과 익숙함을 꼽았다.

"요즘 세상이 갈수록 각박하고 치열하잖아요. 지치고 답답한 순간들이 많을 텐데, 그런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요. '모범택시'가 간접적으로나마 그런 감정을 해소해주면서 시원함과 통쾌함을 준다고 생각해요. 또 김도기와 무지개운수 식구들이 변함없이 그대로라는 점이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시즌3에서는 비상계엄, 군 통제, 승부조작, 조직 범죄 등 현실을 연상시키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며 사회적 메시지를 강화했고, 매회 화제성과 높은 몰입도를 기록하며 금토극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시청률과 온라인 반응 모두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시즌4에 대한 기대감 역시 자연스럽게 높아진 상황이다.

배우 이제훈 ⓒ컴퍼니온

현실과 맞닿은 민감한 소재를 다룬 이번 시즌에 대한 부담감과 고민이 없었는지를 묻자, 이제훈은 작품이 가진 출발점부터 되짚었다.

"이 시리즈 자체가 처음부터 드라마적인 허구에서 출발한 작품이었고,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가져오긴 하지만 결국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권력이 남용됐을 때 어떤 위험이 생기고, 그런 상황에서 시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연대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배우로서는 연기적인 부분에 집중해서 최대한 잘 표현하려고 했어요."

배우 이제훈 ⓒ컴퍼니온

시즌 전체 스토리가 미리 정해져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제작진과의 신뢰를 언급했다.

"다음 에피소드 정도만 공유받았고, 전체 큰 흐름을 알지는 못했어요. 시즌1부터 그런 방식으로 작가님과 계속 소통해왔고, 작가님의 창작을 존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복수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연출 방향을 존중했다고 밝혔다.

"허구의 픽션이지만, 법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드라마적으로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의 의견을 존중했고, 연기적으로 잘 표현하고 싶었어요. 시즌마다 색깔이 달랐고,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에도 애정이 많이 가요."

배우 이제훈 ⓒ컴퍼니온

김도기의 감정선이 이전보다 풍부해졌다는 지적에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고 설명했다.

"배우가 캐릭터의 전사를 구축하면서 인생사를 많이 들여다보게 돼요. 가까운 사람이 이런 상황에 처하면 어떨까 계속 생각하게 됐고, 김도기는 차갑지만 복수할 때만큼은 뜨거울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고 느꼈어요. 이런 경험들이 다른 작품 선택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시즌3까지 이어온 '모범택시'에서 김도기라는 인물을 오랫동안 연기해온 그는 한 캐릭터에 이미지가 고착될 수 있다는 고민 역시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배우에게는 숙명 같은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이미지가 씌워지는 건 자연스럽지만, 동시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도 커요. 계속 새로운 작품을 통해 도전하고 싶고, 갈 길이 아직 멀다고 생각해요."

배우 이제훈 ⓒ컴퍼니온

무지개운수 멤버(표예진, 김의성, 배유람, 장혁진)들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가족 같은 분위기를 강조했다.

"시즌1에서는 각자의 자리가 뚜렷한 느낌이었다면, 시즌을 거듭하면서 정말 가족이 됐다는 느낌이 들어요. 지금은 편하고, 보기만 해도 흐뭇한 관계가 됐어죠."

빌런 캐릭터들과의 연기에 대해서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장나라 선배의 욕설 연기와 마지막 옥상 장면은 정말 기억에 남아요. 연기하면서 짜릿하다는 경험을 자주 하진 않는데, 이번 시즌에서는 그런 순간이 많았어요. 윤시윤 배우도 모든 걸 쏟아부으면서 연기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20주년을 맞아 돌아본 배우 인생에 대해서는 현재에 대한 만족을 전했다.

"'모범택시'가 저를 대표하는 작품이라는 건 분명하지만,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작품을 계속하고 싶어요. 지금처럼 꾸밈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좋고, 앞으로도 그런 배우로 남고 싶어요."

배우 이제훈 ⓒ컴퍼니온

이제훈은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평가와 함께, 지난해 2025년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그는 수상의 영광보다 앞으로의 자세를 먼저 떠올렸다.

"트로피를 조금씩 받았어서 보관해놓는 장이 있어요. 그곳에 고이 모셔두고 있어요. 상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 큰 영광인 건 사실이에요."

대상 수상이 배우로서 어떤 확신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담담한 태도를 유지했다.

"개인적으로는 상이라는 것이 연기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배우는 계속해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탈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상을 받았다고 해서 '이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아요. 오히려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매 작품에 임하려고 해요."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lum525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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