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샷 찍으려고·열차 늦게 와서”…열차 선로 무단침입 증가세

올해 8월까지 열차 선로 무단침입 134건 적발
지난 5월 유튜버 ‘도티’ 선로 촬영 논란도
“선로 사고 큰 인명피해 야기…철저한 대책 마련해야”

가지각색의 이유로 열차 선로에 무단으로 침입한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올해 8월까지 적발된 건수가 작년 한 해의 4분의 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의원이 국토교통부 철도특별사법경찰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발생한 선로 무단침입은 총 134건으로, 지난해 총 적발 건수인 171건의 78% 수준에 달한다.

선로 무단침입 적발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2021년 109건 ▲2022년 157건 ▲2023년 171건으로 2년간 57% 늘었다.

철도안전법 제48조에 따르면, 선로 또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철도시설에 철도운영자 등의 승낙 없이 출입하거나 통행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열차가 다니지 않더라도 선로에 사전 허가 없이 들어가는 것은 위법이며, 철도시설물 촬영시 최소 7일 전 코레일 측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선로 무단침입의 이유는 가지각색이었다. 주요 사례를 보면 올해 1월에 강원 서원주역에 잘못 하차한 A씨는 다음 무궁화 열차가 40분 뒤에 온다는 것을 확인하고, 빨리 가기 위해 철로를 따라 원주역까지 30ｍ 걸어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올해 4월 전남 순천역과 원창역 사이 지점에서 죽순을 캐기 위해 선로를 통행한 B씨도 적발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유튜버 ‘도티’가 선로에서 콘텐츠를 찍어 논란이 됐다. 도티 SNS 영상 캡처

이 밖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사진 등을 찍기 위해 무단침입했다가 적발되는 사례도 늘었다. 올해 4월엔 ‘초통령’으로 불리는 유튜버 도티(나희선·38)가 ‘감성 사진을 찍는 모습’이라며 용산삼각로 선로에 들어가 콘텐츠를 촬영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또 철도경찰은 지난 2021년 12월 SNS에 게시된 사진으로 선로에 무단침입한 C씨를 직접 추적했고, 2022년 2월에는 역무원이 선로에서 사진을 찍는 D씨를 발견해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선로 무단침입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70명, 부상자가 23명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방호 울타리,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출입문 상부에 가시 철선을 보강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여전히 다수의 선로 무단 침입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안태준 의원은 “선로 사고는 큰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만큼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