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글로벌 IT 인프라 기업들이 '브로드컴의 VM웨어 가상화 솔루션 가격 인상'에 대응하는 방안을 분석합니다.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 이후 기업들의 고민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갱신 때 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를 따졌다면 이제는 '인프라 기반 전체를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가'를 묻는다. 브로드컴 인수 이후 VM웨어 라이선스 비용이 갱신 시 2배에서 5배까지 뛰는 사례가 현실화됐다. 더 큰 문제는 브로드컴이 기존 고객 직접 대응 규모를 대폭 줄이면서 특히 중견기업들이 협상 창구조차 찾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렸다는 점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대기업 규모의 VM웨어 고객 중 70%가 2028년까지 가상 업무 환경의 절반 이상을 다른 인프라로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일시적인 혼란이 아니라 3년 이상 지속될 구조적 변화라는 뜻이다. 한국 금융·제조·통신·유통 분야의 기업들을 현장에서 만나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는기업들의 '포스트 VM웨어' 전략이 단순 검토를 넘어 실행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교촌에프앤비가 먼저 간 길… AI가 이전한다
AWS가 제시하는 VM웨어 전환 경로는 크게 다섯 가지다. 기업 상황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는 '메뉴판' 방식이다. 그 중 교촌에프앤비가 택한 방식은 '리호스트(Rehost)'다. 기존 VM웨어 가상머신(VM·물리 서버 한 대를 여러 대의 가상 서버로 나눠 쓰는 기술)을 'Amazon EC2(아마존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버 임대 서비스)'로 옮기는 방식이다. 이 과정 전체를 이끈 것은 'AWS Transform for VMware'라는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도구다.
작동 방식은 AI 에이전트가 먼저 고객의 VM웨어 환경을 분석해 어떤 업무 시스템이 있고 서로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파악한다. 이후 네트워크 구성을 AWS 방식으로 자동 변환하고 어떤 시스템부터 순서대로 옮길지 이전 계획을 짠다. 사람이 계획을 검토·승인하면 AI가 실행에 나선다. 이사를 앞두고 짐 목록을 AI가 대신 정리하고 포장까지 해주는 것과 비슷한 구조다. AWS는 이 과정이 수작업 대비 최대 80배 빠르다고 설명한다. 교촌에프앤비는 이 방식으로 국내 첫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전담 마이그레이션(기존 시스템을 새 환경으로 옮기는 작업) 인력이 부족한 조직도 대규모 이전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나머지 네 경로도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리로케이트(Relocate)'는 VM웨어 환경 자체를 AWS 서버 위에 그대로 올리는 방식으로, 'Amazon EVS'가 핵심이다. '리플랫폼(Replatform)'은 앱 실행에 필요한 요소만 가볍게 묶은 패키지인 컨테이너나 관리형 데이터베이스·파일 스토리지 서비스로 갈아타는 방식이다. 특히 가상 데스크톱(VDI) 환경을 제공하던 'VM웨어 호라이즌'의 대체재로 'Amazon WorkSpaces'를 제안한다. 관리형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으로 인프라 비용을 최대 50%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네 번째 '리팩터(Refactor)'는 앱 자체를 클라우드 환경에 맞게 처음부터 다시 구성하는 완전 현대화 방식이다. 다섯 번째는 레드햇 오픈시프트(OpenShift)나 뉴타닉스(Nutanix) 같은 파트너 솔루션을 AWS 위에서 활용하는 경로다.
AWS는 VM웨어 환경을 당장 바꾸기 어려운 기업을 위해서는 'Amazon EVS(Elastic VMware Service·탄력적 VM웨어 서비스)'를 제안한다. 서버 가상화·스토리지·네트워크 관리를 한 데 묶은 패키지인 'VCF(VMware Cloud Foundation)'를 AWS의 물리 서버 위에 그대로 올려 운영하는 방식이다. 기존 VM웨어 운영 방식과 도구를 그대로 쓸 수 있어 직원 재교육이나 운영 매뉴얼을 다시 작성할 필요가 없다. 기존 라이선스를 AWS에서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추가 라이선스 비용도 들지 않는다. 인터넷 주소 변경 없이 시스템을 옮길 수 있고 환경 구축에 걸리는 시간도 몇 시간에 불과하다. 이후 준비가 되면 AWS의 200여개 서비스와 연동해 단계적으로 현대화하는 '18~36개월 로드맵'을 병행할 수 있다. AWS는 전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MAP(Migration Acceleration Program·마이그레이션 가속 프로그램)'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6주 만에 무중단으로 서버 300대 이전
전환의 효과는 라이선스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는다. AWS에 따르면 VM웨어 환경을 AWS로 이전한 기업들은 인프라 관리 업무량이 크게 줄고 시스템 배포 생산성이 3~5배 향상됐다. 영국 헬스케어 기업 메이든(Mayden)은 6주 만에 서버 300대를 무중단으로 이전하고 데이터베이스 서버 구축 속도를 98% 개선했다. 다국적 기업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는 전 세계 40개 이상 공장 운영 효율화로 비용의 45%를 절감했다. 3M은 컴퓨팅 비용 최적화로 수백만 달러를 아끼고 인프라 배포 시간을 수주에서 수분으로 단축했다.
AWS는 지금의 VM웨어 혼란을 '위기가 아닌 촉매제'로 본다. 클라우드로 이전하면 AI·머신러닝·데이터분석 등 240여 개 AWS 서비스를 즉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AWS에 따르면 현재 정보기술(IT) 리더의 66%가 클라우드를 발판으로 AI에 투자하고 있다. 전담 AI 예산을 보유한 조직 수는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오늘의 라이선스 부담을 해결하는 동시에 AI 시대 경쟁력을 위한 인프라 기반을 닦겠다는 것이 AWS의 메시지다.
한편 홍정진 AWS코리아 iMM(인프라 마이그레이션·모더니제이션) 전문 솔루션즈아키텍트(SA)는 이달 9일 <블로터> 주최로 서울시 강남구 드림플러스 강남점에서 열리는 '포스트 VM웨어' 서밋에서 'Post VMware - AWS 마이그레이션 전략과 실행 경로'를 주제로 발표한다. 홍 SA는 VM웨어 대안을 놓고 고민하는 주요 기업의 IT 담당자들이 실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개념검증(PoC) 사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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