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프테라퓨틱스 IPO]④ 동아에스티, 합병 대신 협력 선택한 이유는

/사진 제공=카나프테라퓨틱스, 이미지 제작=이승준 기자

카나프테라퓨틱스와 동아에스티가 KNP-101을 50대50 구조로 공동개발하고 있다. 시장은 동아에스티가 핵심기술을 직접 편입해온 과거 전략과 이번 계약을 비교해서 바라본다. 동시에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시장의 누적된 임상 실패와 인터루킨-12(IL-12) 기전의 구조적 독성 이력이 변수로 지목된다. 상장 이후 임상1상 데이터가 확보되기 전까지는 '옵션형 관여' 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수 대신 50대50 공동개발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나프테라퓨틱스와 동아에스티는 KNP-101을 기반으로 3년 이상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카나프테라퓨틱스가 2022년 12월 동아에스티와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KNP-101에 대해 기술이전(LO)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증권신고서에는 계약금 50억원, 공동부담(50대50) 구조, 권리의 일부 이전 내용(50% 공동개발), 총 계약규모 2030억원 등이 명시됐다.

시장에서는 동아에스티가 카나프테라퓨틱스와의 관계를 '옵션형 관여'로 규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개발을 M&A가 아닌 공동개발 구조를 택했다는 점에서다. 동아에스티는 지분을 편입하지 않고 연구개발(R&D) 권리를 분담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는 자산을 통째로 흡수해온 과거 전면 인수 사례와 결이 다르다. 초기 단계에서 부담을 단독으로 지지 않는 구조로 여겨진다.

동아에스티는 그간 핵심 기술이 필요할 경우 직접 M&A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왔다. 2023년 12월 앱티스를 100% 인수해 항체약물접합체(ADC) 링커 플랫폼을 내재화했고, 미국 나스닥 상장사 메타비아(옛 뉴로보파마슈티컬) 역시 지배력을 확보해 글로벌 임상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필요한 자산은 조직 안으로 들여와 통제력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카나프테라퓨틱스의 사례와 대비를 이룬다.

M&A는 자산 통제력을 높이는 대신 개발 리스크를 전면 부담하는 선택이다. 반면 공동개발은 비용과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대신 자산 편입과 의사결정 권한은 제한된다. 자산을 통째로 흡수하는 전략과 비교하면 참여 강도와 책임 범위 등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양사의 KNP-101 계약은 동아에스티 전략 스펙트럼상 '전면 편입'과 '단순 협력' 사이에 위치한 형태로 지목된다. 개발 성과에 따라 관여 수준을 조정할 여지를 남겨뒀다는 해석도 나타난다.

NSCLC 난도·IL-12 독성 변수

동아에스티가 M&A 대신 공동개발 방식을 택한 배경으로는 비소세포폐암(NSCLC) 2차 치료제 시장의 '누적된 개발 불확실성'이 지목된다. 해당 영역은 글로벌 빅파마들조차 어려움을 겪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임핀지를 통해 시장의 문을 두들겼지만 도세탁셀 대비 전체생존기간(OS)을 유의미하게 연장하지 못했다. 로슈는 티쎈트릭 카보잔티닙 병용요법이 도세탁셀 단독 대비 생존율 개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KNP-101의 기반 기전인 IL-12는 과거 임상에서 전신 독성 문제로 개발이 중단된 이력이 있다. 화이자는 1995년 IL-12 전신 투여 임상에서 중증 독성 사례를 보고한 바 있다. 강력한 면역활성 유도 기전이 장점이지만 사이토카인 폭풍 가능성도 동시에 지적돼왔다. 반면 KNP-101은 종양 미세환경을 표적화한 설계로 활성 범위를 제한하도록 고안됐다. 다만 아직 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IL-12 계열 면역항암제 중 미국에서 임상 단계에 진입한 사례로는 지오팜온콜로지의 Ad-RTS-hIL-12가 재발성 교모세포종(뇌종양) 등을 대상으로 임상2상까지 진행된 전례가 있다. 다만 상업화로 이어지지는 못했으며 비소세포폐암을 포함한 타 고형암 영역에서도 IL-12가 단독 기전으로 글로벌 임상3상에 진입하고 성공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호철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KNP-101은 유사 기전의 경쟁 약물이 임상1상 성공 이후 임상2상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향후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기대된다"며 "IL-12는 T세포를 자극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의 와일드타입으로 사용할 경우 몸 전체에 강한 면역반응이 발생하는 독성 위험이 있다"면서도 "KNP-101은 독성 관련 부위를 변형한 IL-12뮤트를 사용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임상 1상 데이터 관건…관여 범위 유동적

시장은 이제 KNP-101의 임상1상 진입 일정이 협력 구조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본다. 카나프테라퓨틱스가 확정 공모가 2만원 가정 시 조달되는 400억원의 자금 중 260억1000만원(65%)을 R&D에 투입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특히 안전성과 초기 유효성 데이터 확보 여부가 후속 전략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임상1상 데이터가 긍정적으로 도출될 경우 동아에스티의 관여 범위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추가 적응증 확장이나 개발 단계 상향 과정에서 협력 구조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이병철 카나프테라퓨틱스 대표는 동아쏘시오그룹의 인프라를 활용하거나 추가적인 협력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아에스티의 생산역량과 임상역량을 카나프테라퓨틱스의 사업모델에 맞게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대로 초기 임상에서 유의미한 안전성 또는 유효성 신호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공동개발 구조는 성과에 따라 참여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형태라는 점에서다. 개발 속도와 외부 투자 환경 역시 변수로 부상한다. 대규모 후기 임상 진입 여부는 데이터 확보 이후에야 가시화된다. 이 경우 기존 사업모델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점으로 언급된다.

이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 외에도 동아쏘시오그룹의 인프라를 활용하거나 추가적인 협력을 논의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려 있다"며 "잠재적으로 동아에스티의 생산역량과 임상역량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강 회장이 우리 회사의 발전을 보고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회사의 사업모델에 맞게 확장을 추진해보려 한다"면서도 "확장과 관련해서 정해진 바가 당장은 없지만 확장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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