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보인 밀라노의 교훈, 2026 북중미 월드컵은 달라야 한다.

[스탠딩아웃]=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은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화면 속에서 먼저 패배했다. 국내 시청자들에게 이번 올림픽은 자연스러운 축제가 아닌, 능동적으로 채널을 고정해야 하는 '탐색 과제'가 됐다. 지상파 3사의 편성표에서 자취를 감춘 순간 올림픽은 대중의 생활 리듬에서 이탈했고, 개막식 시청률 1.8%라는 성적표는 단순한 감상이 아닌 매서운 경고장으로 돌아왔다. 메가 스포츠 이벤트의 흥행은 플랫폼의 법적 도달률보다 시청자의 '접근 편의성'에서 먼저 결정된다는 사실을 확인시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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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핵심은 플랫폼의 자격이 아닌 구조의 경직성이다. JTBC는 종합편성채널로서 이미 가구 도달률이 90% 이상을 상회하며 법적 '보편적 시청권' 기준을 충분히 충족하고 있다. 하지만 수십 년간 이어온 지상파 3사의 다각적 노출 환경이 사라지고 JTBC와 디지털 플랫폼 네이버라는 특정 창구로 중계가 집중되자, 시청자가 체감하는 접근 장벽은 오히려 높아졌다. 대중 스포츠를 움직이는 엔진은 결국 도달의 깊이가 아닌 넓이다. TV를 켜면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시청 습관'을 잃는 순간, 이벤트는 사회적 경험에서 개별적인 선택형 콘텐츠로 축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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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드러난 패럴림픽 중계권 분리 문제는 더욱 뼈아프다. JTBC는 계약 범위의 한계와 국제기구의 판매 구조를 이유로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시청 경로는 완전히 쪼개졌다.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의 권리가 이처럼 파편화될 때, 보편적 시청권은 제도의 숫자가 아닌 협상 테이블 위의 전략에 좌우되는 위태로운 영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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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선은 2026 북중미 월드컵으로 이동한다. 월드컵은 올림픽과 그 체급부터 다르다. 경기 수, 광고 규모, 사회적 파급력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아침 월드컵'이라는 시차의 호재까지 안고 있다. 단일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를 넘어 사회 전체의 동시 경험을 만들어내야 할 시점이다. 만약 월드컵마저 '따로 찾아봐야 하는 콘텐츠'에 머문다면, 한국 축구가 마주한 대중적 확산의 천운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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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스포츠 중계 시장에서도 예외 없이 작동한다. 중계권이라는 희소 자원의 가치는 결국 '도달 범위'라는 수요의 총량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확산이 전제되지 않은 독점은 시장의 파이 자체를 갉아먹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결국 북중미 월드컵을 위한 해법은 중계권을 단순한 '독점 자산'이 아닌 '확산 공급망'으로 재설계하는 데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 경기와 같은 핵심 콘텐츠는 보편적 접근권을 극대화하는 재판매 구조를 마련하여 유효 수요를 창출하고, 플랫폼별로 특화된 데이터 중계나 멀티뷰 서비스를 통해 부가가치를 차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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