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후보에 줄이은 반대 "진영 문제 아닌 언론인 자질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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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대통령과 녹화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을 축소하며 "조그만 파우치"라 불러, 일명 '파우치 앵커'라 불리는 박장범 앵커가 지난 23일 KBS 사장 후보자로 임명제청된 후 KBS 내부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그 부끄러움을 밟고, 조롱과 멸시를 외면하고, 기어이 사장 자리에 오르셔야겠습니까? 이제라도 용단하십시오"라며 "그것이 '기자 박장범'이 언론인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최후의 자질"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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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앵커' 박장범 사장 후보 낙점에 KBS 기자 기수별 성명 연이어
11월 중순 인사청문회까지 내부 반발 지속될 듯
KBS 26·27·28기 기자들 "진영의 문제 아닌 언론인 기본 자질의 문제"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지난 2월 대통령과 녹화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을 축소하며 “조그만 파우치”라 불러, 일명 '파우치 앵커'라 불리는 박장범 앵커가 지난 23일 KBS 사장 후보자로 임명제청된 후 KBS 내부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11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인사청문회와 12월10일 취임식까지 내부 반발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박민 KBS 사장의 임기는 12월9일까지다.
박 앵커가 사장 후보로 낙점된 직후부터 KBS 기자협회, PD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KBS같이노조뿐 아니라 각 기수의 기자들도 끊임없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27일까지 31·32·33·34·35·37·38·39·42·43·45·46·48·50기 기자들이 박장범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연달아 냈고, 29일에는 2000년 입사자인 26기와 27·28기 등 고연차 기자들의 성명도 게시됐다.
앞서 31기 기자들은 “그가 윤석열 대통령 옆에서 웃으며 사치품처럼 윤이 날 때 KBS의 양심과 저널리즘, 공영성은 쪼그라들었다”고 지적했고 최저연차인 50기 기자들은 “언론은 소외된 곳을 비춰야 한다고 배웠지만 지금은 그런 보도가 왜 연기되는지 취재원에게 해명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더 이상 이런 배움은 거부한다. 공영방송의 가치가 훼손되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29일 26·27·28기 기자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핵심은 이 사안을 권력자와의 대담 테이블에 올려 놓는 인터뷰어의 태도, 언론인으로서의 자세”라며 “얼마나 이 사안을 엄중하게 보느냐, 얼마나 국민의 관점에서 가감 없이 질문하느냐, 얼마나 들을 가치 있는 답변을 이끌어내고자 노력하느냐, 이게 그날 박장범 앵커가 보였어야 할 자질이었다. 그 자질을 충분히 발휘했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진영'의 문제가 아니고 노조, 정당, 정파의 문제가 아니다. 그저 언론의 본령, 언론인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 자질의 문제일 뿐”이라며 “젊은 기자들의 기수 성명이 잇따르는 걸 보고 우리는 부끄러웠다”고 전했다.
이들은 “그 부끄러움을 밟고, 조롱과 멸시를 외면하고, 기어이 사장 자리에 오르셔야겠습니까? 이제라도 용단하십시오”라며 “그것이 '기자 박장범'이 언론인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최후의 자질”이라 밝혔다.
조애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수석부본부장(KBS PD)은 2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박장범 씨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대통령 배우자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대해, 대통령과 마주 앉은 자리에서 '파우치 백'이라 표현하며 사안을 축소한 사람”이라며 “KBS의 신뢰도를 직접 추락시킨 인물”이라 비판했다.
이어 “박민 KBS 사장 체제에서도 그런 식의 과오를 저질러왔던, 온 국민이 알고 있는 공영방송이 해야할 기본적인 역할마저 저버린 사람이라 사장 후보자로서 인정할 수 없다”며 “그가 만약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언론노조 KBS본부는 그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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