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 제16기 BCS 3강]“그리스 로마 신화속 정의, 적절한 권한 배분에 있어”
김헌 서울대 교수 강사로
제우스-헤라 결혼생활과
올림포스 12신 체제 설명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인간의 본성과 삶의 진리를 보여주며, 젊은 세대에게는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이야기 교육 방식입니다."
지난 23일 울산 남구 달동 CK아트홀에서 열린 16기 경상일보 비즈니스컬처스쿨(BCS) 3강은 김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가 강사로 나서 '도전과 혁신의 대서사시-그리스 로마 신화'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김헌 교수는 이날 크로노스의 잔혹한 결혼생활부터 강연을 시작했다. 김 교수는 "크로노스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하늘의 의인화된 신 우라노스 사이에서 태어난 티탄 신족 중 티탄 12신의 막내이다"라며 "아버지 우라노스의 남근을 잘라 그를 거세시킨 후 우주의 지배자, 즉 최고 신의 위치에 등극했다"고 말했다. 크로노스가 제우스의 아버지다.
이어 그리스 신화 속 최고의 신인 제우스와 결혼과 가정의 여신 헤라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풀어냈다. 김 교수는 "두 신의 결혼 생활은 생지옥에 가까웠다"며 "신들의 사랑과 질투가 단순한 사생활이 아니라 상징과 은유의 언어로 세계관을 드러내는 장치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제우스의 끝없는 외도를 핵심 축으로 삼아 그리스 신화 속 관계망을 해석했다. 그는 "제우스는 여신과 인간은 물론 근친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불륜을 저질렀고, 외도 상대만 무려 100여 명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우스가 사랑을 나눈 외도 상대가 누구였는지, 왜 끊임없이 외도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는지를 상징과 은유의 측면에서 짚었다.
김 교수는 제우스의 외도에 분노한 헤라의 복수에도 주목했다. 그는 "헤라가 보여 준 끔찍한 복수와 질투의 정서는 개인적 감정에 머무르지 않고, 신화 속에서 권력과 질서, 가정과 사회 규범의 긴장을 드러내는 장치로 활용돼 왔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제우스와 헤라의 결혼 지옥이 어떤 방식으로 문명과 왕조의 탄생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소개했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제우스가 자식들에게 권력을 나눠주고 올림포스 12신 체제가 된 것을 설명한 뒤, "정의는 각자에게 적절한 권한을 몫으로 나눠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 대학원 서양고전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헌 교수는 '벌거벗은 세계사' '신들의 사생활: 그리스 로마 신화' '차이나는 클라스' 등 다양한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서양 고전과 신화를 널리 알리고 있다. 저서로는 <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신화와 축제의 땅 그리스 문명 기행> 등이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