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파이낸셜] 연금, 쌓을 땐 '절세' 받을 땐 '전략'

매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시즌은 단순한 세금 납부를 넘어 지난 1년의 자산 관리 성적표를 마주하는 시기이다. 지나온 수익을 결산하고 내일의 자산 전략을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지금, 가장 효율적인 절세 수단은 단연 개인형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이다
만약 이번 신고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세금 고지서에 당혹감을 느꼈다면 이는 역설적으로 내년을 위한 가장 확실한 연금 설계의 적기를 맞이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IRP와 연금저축은 노후 준비와 절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2026년 현재 세액공제 한도는 연간 900만 원이고 소득수준에 따라 납입액의 최고 16.5%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 최대 148만 5000원의 세금을 환급받는 효과가 있다.
또한 연금 계좌는 '과세이연'이라는 강력한 혜택을 제공한다
일반 금융상품은 이자나 배당소득이 발생되면 즉시 15.4%의 세금이 차감되지만, 연금 계좌는 이를 연금 수령 시까지 미뤄주고 연금 수령 시에도 저율 과세 한다.
당장 나갈 세금이 재투자되어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은 자산 증식에 있어 큰 차이를 만든다. 가장 강력한 '세테크' 수단인 세제적격 연금상품을 활용하고 있지 않다면 사실상 국가가 주는 확정 수익을 거절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러한 세제혜택의 달콤함을 끝까지 누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쌓는 것'을 넘어 '어떻게 받을 것인가'라는 정교한 인출 전략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열심히 모은 자산도 인출 방식에 따라 세금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적 연금 수령액이 연간 15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전체 수령액에 대해 16.5% 분리과세를 선택하거나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종합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1500만 원 이하 연금 수령 시에는 연금 소득세 (3.3%-5.5%)로 분리과세되어 간편하게 종결되지만 이 기준을 넘어서면 본인의 소득 상황에 따른 전략적 판단이 필요해진다.
은퇴 후의 소득 수준을 고려하여 수령 기간을 충분히 길게 설정하고 가급적 연간 수령액이 저율과세 기준선인 1500만 원을 넘지 않도록 세밀하게 조정하는 것이 인출 설계의 핵심이다.
사적 연금은 수령 당시 연령에 따라 3.3%에서 5.5%의 저율 과세가 적용되며 고령일수록 세금이 낮아진다. 이러한 세율 인하 혜택을 누리기 위해 연금개시 시기를 무조건 뒤로 미루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연금 개시를 너무 늦추면 향후 기대수명을 고려했을 때 남은 수령 기간이 짧아지면서 매년 받아야 하는 금액이 급격히 높아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연간 수령액 1500만 원 한도를 지키기 어렵게 만들어 낮은 세율을 기다리다 오히려 더 큰 세 부담을 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성공적인
은퇴 설계란 단순히 낮은 세율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전체 수령 기간과 금액을 적절히 배분하는 인출의 미학에 달려있다.
5월의 종합소득세 신고는 과거의 기록이지만, 연금 계좌를 통한 준비는 미래의 자산을 지키는 일이다. 지금 당장 준비를 시작하지 않으면 내년 5월에도 똑같은 세금 고민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내 연금 계좌의 납입 현황을 점검하고 나만의 체계적인 인출 시나리오를 그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치밀하게 준비된 연금 설계만이 내년 5월 우리에게 당혹스러운 세금 고지서 대신 든든한 절세 혜택을 안겨줄 것이다. 우은주 하나은행 태평점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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