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 정우주가 7일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을 소화했다. 결과는 1⅓이닝 4볼넷 1안타 2실점, 49구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1회는 박재현 삼진, 데일·김선빈 직선타로 깔끔하게 막아내며 기대를 품게 했는데, 2회 들어서자마자 김도영 볼넷, 나성범 안타, 한승연 볼넷으로 만루를 자초하더니 박민과 11구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고 박재현에게도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2실점으로 강판됐다.
직구가 전부인 투수가 선발을 하면

정우주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인정한다. 신일고 시절부터 "가볍게 던지는데도 150km가 쉽게 나온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직구 구위 하나는 압도적이다. WBC 국가대표로 선발됐을 만큼 포텐셜도 검증됐다.

하지만 선발 투수는 직구 하나만으로 5이닝을 버틸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불펜 투수로 뛸 때는 1~2이닝 최고 구위로 밀어붙이는 방식이 통하지만, 선발은 타자가 두 번 세 번 보는 구조이기 때문에 직구 외 구종이 살아있지 않으면 두 번째 타석부터 공략당한다.

실제로 정우주는 1회 직선타 둘로 아웃을 잡을 때만 해도 제 모습이었는데, 2회 들어 제구가 흔들리면서 직구가 존으로 들어오지 않기 시작하자 속수무책으로 볼넷을 남발했다.
왜 지금 선발로 내보낼 수밖에 없냐면

문제는 한화가 정우주를 선발로 내보내고 싶어서가 아니라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데 있다. 화이트는 햄스트링으로, 에르난데스는 팔꿈치 염증으로, 문동주는 어깨 관절 와순 손상으로 이미 전력에서 빠져 있어 류현진과 왕옌청을 제외하면 믿을 만한 선발 자원이 사실상 없다.
더 답답한 건 정우주를 선발로 올리면 불펜 자원 하나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필승조 역할을 했던 정우주가 선발 전환이라는 소방수 역할을 떠안으면서 불펜 깊이도 함께 얕아지는 구조다.

이날 한화는 정우주가 1⅓이닝 만에 내려간 뒤 윤산흠이 7개 아웃을 퍼펙트로 막고, 이상규가 3이닝 1실점으로 버텨주며 19안타 4홈런의 타선 화력에 힘입어 11-8로 이기며 5카드 만의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이기긴 했지만 9회 김서현이 노아웃 4실점으로 무너지는 장면까지 더해지면서 투수진의 현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경기였다. 선발진이 이 지경이 된 상황에서 정우주를 선발로 써야 한다는 건 한화의 자업자득이기도 하지만, 정우주 본인에게도 지금 선발 전환은 시기상조라는 게 이날 경기가 보여준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