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4>, 꽁꽁 얼어붙은 영화관에 오른 마동석

조회수 2024. 4.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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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4> 리뷰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마석도(마동석)는 배달앱을 이용한 마약 거래 사건을 수사하며 앱 개발자를 좇는다. 그러던 중 앱 개발자가 필리핀에서 사망하게 되고, 이 사건이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IT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이 한국에서 조직을 이끌고, 특수부대 용병 출신 백창기(김무열)가 필리핀에서 온갖 수단으로 온라인 불법 도박 시장을 장악한다. 광역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까지 합류한 수사팀에서, 마석도는 질긴 인연 장이수(박지환)에게까지 협력을 제안하며 조직 소탕에 나선다.

한국 영화사에 <범죄도시>만큼 성공한 시리즈가 있을까. <범죄도시> 1편은 개봉 이후 뒤늦게 입소문을 타며 680만 관객을 모았고, 2편은 1200만, 3편은 1000만 관객을 기록했다. 1편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라는 걸 감안한다면 사실상 시리즈 평균 관객 수는 천만 관객을 웃도는 셈이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본체’는 단연 ‘마동석의 주먹’이다. 악을 행한 이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가하는, 일명 ‘참교육’이 주목받는 요즘, 법의 철퇴보다 무거운 마동석의 주먹은 대중에게 매력으로 다가가는 듯하다.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진의 전략에 새삼 감탄했다. 간소한 제작비와 개봉 시기가 그렇다. 두 편 연속 천만 관객을 기록했음에도, 4편의 손익분기점은 350만 관객이다. 이렇다 할 경쟁 작품이 없어 영화관이 한산한 때로 개봉 시기를 정한 탓인지, 개봉 당일에만 82만 관객이 모였다. 이는 역대 한국 영화 오프닝 톱 4에 해당하는 수치다.

영화는 전형적이다. 정확히는, 영화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요소가 ‘기능적 수행‘에 집중한다. 서사와 편집, 액션, 음악 등 모든 요소가 전형적이다. 필수적인 기능 수행 외에 어떠한 개성도 드러내지 않는다. ‘마동석 액션’을 위한 하나의 구성품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그런데 이 각각의 몰개성이 꽤 담백한 구성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액션 영화‘튜토리얼’같달까. 연출, 액션, 음악 등의 감독들이 바뀌더라도 영화가 한결같은 방향을 유지하는 이유다. 심지어 이 ‘튜토리얼’은 기본에 충실한 탓에 군더더기가 없다. 신파나 로맨스 따위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그럴 시간에 마동석 주먹을 한 번 더 보여준다.

배우들의 연기도 한낱 기능으로 전락했다. 박지환의 연기를 제외하고 말이다. 영화의 수많은 전형 속에서 유일하게 박지환의 연기만이 개성을 갖는다. 주어진 역할은 한정적이나, 그가 보여주는 연기와 비주얼은 영화의 유일한 향신료다.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기대를 낮춰도 아쉬움은 남는다. 묵직하고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개그와 액션을 놓치지 않았던 1편에 대한 향수가 그렇다. 이미 <범죄도시> 시리즈는 무거운 누아르 액션 장르의 모습을 내려놓고 실리만을 챙겼다. ‘마동석 액션’만 담백하게 챙기길 원한다면 이 영화는 꽤 적합하다.

ㅣ 덴 매거진 Online 2024년
에디터 정지환(stop@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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