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 '득과 실'…시장의 평가 살펴보니

우리금융 이사회, 28일 동양·ABL생명 인수 전격 결정
지분 100% 취득 예정..인수 대금 총 1조 5,500억원
"염가 인수, 자본비율 영향 없을 듯..톱 라인 다변화"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동시 인수를 결정한 가운데 과연 적정 인수 인지,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시장 관심도가 커지고 있다.

전일 (28일) 우리금융 이사회는 동양생명 지분 75.3%와 ABL생명 지분 100%를 각각 1.28조원과 0.27조원 등 총 1.55조원에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취득예정일은 미정이다. 이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관련 감독당국의 금융지주 제재 가능성 및 대주주 적격성 심사 여부 등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이포커스PG]

29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말 양사 합산 총자산은 51.1조원으로 보험사 중 6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동양·ABL생명 인수가격 1.28조원과 0.27조원은 인수 지분율을 감안한 장부가치 1.7조원과 0.74조원의 각각 0.78배와 0.36배 수준이다.

총 인수가격 1.55조원은 추정 순자산가치 2.3조원의 0.67배로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예상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금융그룹의 이번 동양·ABL생명 인수 결정에 대해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메리츠증권 조아해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톱라인(Top-line) 다변화 기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는 자본비율 영향이 예상대비 제한적인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4대 시중은행 중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은 상황을 고려 시 다변화된 이익 구조 기반 구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더 나아가 인구 고령화라는 인구 구조적 변화 속 은행과 생보사 간의 시너지 전략이 유효하다"며 "은행의 주요 대출 고객은 20~60대로 은퇴 시점 이후 개인에 대한 접점이 필요한데  생보사의 월지급식 연금 수령 고객의 경우 연금 수령액을 일정 기간 예금 등의 형태로 유치한 이후 잉여자금에 대한 운용, 혹은 부족 자금에 대한 대출 수요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생보사를 보유한 금융지주는 고객의 예금은 물론 부수적인 업무와 관련된 수익 창출 기회 확보가 가능하다"고 덧붙엿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자본비율 하락 폭은 미미한 반면 ROE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동양·ABL생명 인수에 따른 그룹 CET 1 비율 하락 폭은 10bp 이내로 미미하다"이라며 "여기에 인수가격과 순자산가치의 차이인 약 0.75조원 가량의 염가매수차익 발생이 예상되고, 이러한 염가매수차익 발생이 CET 1 비율 하락 폭을 상당부분 상쇄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IFRS 17 도입으로 보험사들의 이익변동성이 다소 높게 나타나고는 있지만 2023년 기준 동양·ABL생명의 합산 연결 순익인 3,500억원이 그룹 이익에 더해진다고 가정할 경우 인수금액 1.55조원 조달을 위한 조달비용 증가 영향 등을 감안하더라도 약 1%p 내외의 ROE 상승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이포커스PG]

KB증권 강승권 연구원은 "생명보험사 자체적인 수익성 및 성장성 제고는 높은 수준의 기대를 가지기 힘들다고 판단된다"며 "다만 생명보험사의 자산 (약 50조원 규모)과 증권사, 운용사와의 시너지는 존재하며 비은행 자회사의 성장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충분한 시너지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조합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보유 포트폴리오의 차이와 채널 경쟁력의 차이를 상당부분 서로 보완해 줄 수 있고 보유 자산의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통합의 긍정적 요인이 클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신한투자증권 은경완 연구원은 "예상대비 낮은 인수가로 오버페이 논란은 물론 자본비율 하락 우려를 불식했다"고 평가했다.

은 연구원은 "약 7~8,000억원 내외의 염가매수차익을 고려할 경우 보통주자본비율 하락 폭은 10bp 내외일 것으로 소통된다"며 "참고로 인수 지분율 을 감안한 FY23 기준 양사 단순 합산 순이익은 약 2,800억원인데 우리금융지 주의 FY23 지배주주순이익 2.5조원 대비 11.3%에 해당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주주환원 여력 훼손이 최소화된다"며 "이번 딜로 인한 보통주자본비율 예상 하락폭은 8bp에 불과한데 결론적으로 생보사 인수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우리금융지주의 자본비율은 오히려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에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전했다.

곽유민 기자 ymkwak@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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