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만 해도 아스널의 독주는 견고해 보였다. 맨체스터 시티와 애스턴 빌라를 7점 차로 따돌리며 22년 만의 리그 우승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던 미켈 아르테타의 함대는, 그러나 지난 일요일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캐릭 마법’에 걸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2-3으로 격침당했다. 이번 패배로 아스널의 리드는 이제 단 4점 차로 좁혀졌으며, 북런던의 공기는 한순간에 차가운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패배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화살은 단 한 사람, 주장 마틴 외데고르를 향하고 있다. 전반 29분 외데고르의 발을 떠난 볼이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자책골로 연결될 때까지만 해도 그는 승리의 주역이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기쁨은 아스널 8번 미드필더의 ‘무색무취’한 경기력 속에 파묻혔다. 중원의 사령관으로서 팀의 템포를 조절하고 맨유의 블록을 해체해야 했던 그는 오히려 마이클 캐릭이 설계한 4-4-2 수비 그물망에 갇혀 질식당했다.
특히 어제 경기에서 캐릭 감독이 보여준 전술은 과거 맨유 전성기 시절 박지성이 아스널을 상대로 보여준 '맞춤형 봉쇄'를 완벽히 재현해냈다. 과거 박지성이 지칠 줄 모르는 활동량으로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숨통을 조이며 아스널의 패스 줄기를 끊어놓았듯, 캐릭의 맨유는 외데고르가 공을 잡는 순간 유기적인 압박 시스템을 가동하며 그의 시야를 지워버렸다. 아스널의 화려한 '예쁜 축구'는 맨유의 헌신적이고 효율적인 '박지성식 DNA' 앞에 다시 한번 무릎을 꿇은 셈이다.
수치는 더 참혹하다. 62분간 외데고르가 기록한 터치는 단 27회에 불과했다. 패스 성공률은 평소의 그답지 않은 67%에 그쳤고, 10번의 소유권 상실을 기록하며 아스널의 공격 흐름을 번번이 끊어놓았다. 아르테타 감독이 팀이 추격 중이던 후반 17분에 주장을 가장 먼저 불러들인 것은 그가 더 이상 피치 위에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명백한 선고였다. 외데고르가 교체되어 나갈 때 경기장에 울려 퍼진 일부 홈 팬들의 야유는, 창의성이 거세된 그의 ‘백패스 위주’ 플레이에 대한 인내심이 바닥났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에미레이츠의 민심은 이미 등을 돌린 모양새다. SNS 상에서는 "가짜 캡틴", "구단의 수치"라는 원색적인 비판이 쏟아지고 있으며, 우승 결정전 같은 큰 경기마다 침묵하는 그의 리더십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브라이언 음뵈모와 패트릭 도르구, 그리고 결승골의 주인공 마테우스 쿠냐가 맨유의 역습을 주도하며 에미레이츠를 유린하는 동안,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한 외데고르의 부재는 그 어느 때보다 도드라져 보였다.
이제 아스널 앞에는 잔인한 시험대가 놓여 있다. 리그 3경기 연속 무승(2무 1패)의 늪에 빠진 아스널은 이제 맨시티와 빌라의 거센 추격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외데고르가 다시 '창의적인 10번'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2026년의 봄은 아스널 팬들에게 또다시 눈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영상=쿠팡플레이 스포츠 유튜브 채널

팩트와 포커스, 스탠딩아웃하세요.
FACT & FOCUS | STANDINGOUT
Copyright © STANDINGOUT x NT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