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내걸린 최영준 '쾌유' 기원…포항 서포터즈가 보여준 '낭만'과 '품격'

박준범 입력 2023. 3. 1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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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 서포터즈가 최영준(제주 유나이티드)의 쾌유를 기원하며 '낭만'과 '품격'을 보여줬다.

'2020 포항·2023 제주 주장 최영준, 다시 그라운드를 지배할 당신을 기다립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아직 포항과 제주가 맞대결을 펼치지 않았음에도 제주월드컵경기장에 플래카드를 내건 것이다.

제주 '캡틴' 최영준은 지난 2019년 여름 임대생 신분으로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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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월드컵경기장 한 켠에 걸려있는 최영준 쾌유 기원 플래카드. 제공 | 제주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포항 스틸러스 서포터즈가 최영준(제주 유나이티드)의 쾌유를 기원하며 ‘낭만’과 ‘품격’을 보여줬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제주월드컵경기장 한쪽의 출입문. 포항 서포터즈 ‘강철전사’가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2020 포항·2023 제주 주장 최영준, 다시 그라운드를 지배할 당신을 기다립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아래쪽에는 ‘최영준 선수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직 포항과 제주가 맞대결을 펼치지 않았음에도 제주월드컵경기장에 플래카드를 내건 것이다.

제주 ‘캡틴’ 최영준은 지난 2019년 여름 임대생 신분으로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임대생임에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포항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다음해인 2020시즌에도 최영준은 임대 생활을 계속했는데, 김기동 포항 감독은 그에게 이례적으로 임대생에게 주장을 맡겼다. 최영준은 한 시즌 내내 포항 중원에서 성실함으로 무장해 맹활약했다. 시즌이 끝난 뒤에도 포항 팬들은 ‘사장님 최영준 사주세요’라는 플래카드를 걸어 진심을 보이기도 했다.

최영준은 지난시즌부터 제주로 이적했고, 2년 차인 올시즌 주장 완장을 달았다. 주장을 자처할 정도로 의지가 최영준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컸다. 어린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제주 남기일 감독과도 활발한 소통을 통해 팀 분위기를 한층 끌어 올렸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 하지만 개막전에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을 당해 장기 이탈한 상황이다.

제주 구단도 이를 바로 발견하고 SNS를 통해 ‘축구는 전쟁, 그 후는 낭만’이라는 내용을 게재했다. 포항 구단도 이에 화답했다. 뿐만 아니라 제주 구단은 더 많은 팬이 볼 수 있도록 플래카드 위치를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구단이 할 수 있는 배려인 셈이다.

축구는 그야말로 ‘전쟁’이다. 한 골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그럼에도 승패가 나뉜다. 선수들뿐 아니라 서포터즈끼리도 도발을 주고받곤 한다. 그러나 전쟁 속에서 핀 꽃처럼, 포항 서포터즈가 내건 낭만 가득한 플래카드는 축구장 안팎의 치열함과 과열됨을 잠시나마 식혀주는 매개체가 됐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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