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가 새로운 모듈러 플랫폼 VAN.EA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미니밴의 2026년 데뷔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3세대 V-Class와 Vito의 후속 모델로 개발 중인 이 신차는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를 통해 기존 모델 대비 대폭 향상된 성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판매 중인 메르세데스-벤츠 V-Class와 Vito 3세대는 2014년 출시되어 2019년 첫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다. 같은 해 독일 제조사는 완전 전기화 버전인 EQV(미니밴)와 e-Vito(상용차)를 선보였으며, 2023년에는 전체 라인업의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제 메르세데스-벤츠는 완전히 새로운 차세대 밴 패밀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 등급으로 나뉘는 새로운 밴 라인업 전략
메르세데스-벤츠는 미니밴 시장을 두 개의 서로 다른 상태급 클래스로 분할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하위' 등급인 VLE 패밀리는 가족용 및 상용 밴, 그리고 캠핑카로 구성되며, '상위' 등급인 VLS 패밀리는 다양한 버전의 럭셔리 VIP 셔틀로 구성될 예정이다.

올해 봄 메르세데스-벤츠는 VLS의 전조가 될 콘셉트카 'Mercedes-Benz Vision V'를 중국에서 공개하며 향후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에서의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1090km 장거리 테스트로 입증된 뛰어난 주행 성능
메르세데스-벤츠는 VLE 프로토타입의 실제 도로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출발해 알프스를 거쳐 이탈리아 로마까지 1090km의 장거리 루트를 주행한 결과, 전기 밴은 단 두 번의 15분 충전만으로 전체 여정을 완주했다고 밝혔다.
제조사는 아직 배터리 용량이나 최대 주행거리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 EQV의 WLTP 기준 374km보다 상당히 향상된 주행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는 전기 상용차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이탈리아 나르도 서킷에서의 고속 성능 최적화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마스킹된 VLE 프로토타입의 새로운 테스트 이미지들을 공개하며 추가적인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나르도 테스트 트랙에서 실시된 고속 주행 테스트를 통해 개발진은 전기 구동계 설정을 최적화하고 회생제동 시스템을 개선했다.
또한 열 관리 시스템의 향상과 후축 조향 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종합적인 테스트를 통해 신형 VLE는 기존 모델 대비 모든 면에서 향상된 성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공기역학적 설계로 '인상적인' 항력계수 달성
개발 과정에서 VLE 프로토타입은 공기역학 터널 테스트도 거쳤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구체적인 공기저항계수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인상적인'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평평한 루프라인이 테일게이트 상단의 둥근 스포일러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외관 디자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공기역학적 최적화는 전기차의 주행거리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중요한 요소로, 상용차 분야에서도 연비 효율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발전이라 할 수 있다.

VAN.EA 플랫폼으로 통합되는 미래 상용차 라인업
새로운 메르세데스-벤츠 밴들은 모듈러 플랫폼 VAN.EA(Van Electric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은 브랜드의 모든 미래 경상용 전기차들이 공유하게 될 공통 기반이 된다.
주목할 점은 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새로운 내연기관용 플랫폼인 VAN.CA(Van Combustion Architecture)와 약 70% 정도 부품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두 플랫폼 모두 중형 및 대형 승용 밴과 상용 밴의 기반이 될 예정이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는 소형 '박스형' 상용차의 신규 출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르노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산되는 Mercedes-Benz Citan/eCitan/T-Class/EQT의 생산은 내년 중반 종료되며, 이들의 후속 모델은 출시되지 않을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전기 상용차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
메르세데스-벤츠의 차세대 VLE는 단순한 모델 교체를 넘어 전기 상용차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1090km 장거리 주행 능력과 단 15분의 빠른 충전 시간, 그리고 향상된 공기역학적 설계는 기존 전기 상용차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능을 보여준다.
2026년 정식 출시를 앞둔 신형 VLE는 상용차 시장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패밀리카 시장에서도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VAN.EA 플랫폼의 모듈러 특성을 통해 다양한 파생 모델들이 선보일 가능성도 높아 향후 메르세데스-벤츠 상용차 라인업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러한 전기화 전략은 글로벌 상용차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주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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