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난 한국타이어 소방폐수에서 기준치 3배 이상 중금속 성분 검출

13일 오후 대전시 대덕구에 있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위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전날 오후 10시 9분쯤 시작된 화재로 지하 1층·지상 2층짜리 2공장 건물과 물류 창고에 있던 타이어 21만개가 불에 탔다. 한국타이어 측은 이날 불이 난 2공장을 포함해 1공장까지 대전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신현종 기자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당시 발생한 소방 폐수에서 기준 농도보다 높은 중금속 성분이 검출됐다.

17일 대전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검사에서 납 성분은 리터당 0.095mg이 검출됐다. 이는 기준치 0.05mg에 두 배 가까운 수치다. 안티모니는 기준치의 세 배가 넘는 0.063mg이 나왔다. 시료가 채취된 곳은 폐수를 공공처리시설로 유입하기 위해 모아놓은 지점이다.

화재 당시 소방당국은 진화를 위해 각종 소방차, 대형 방사포, 소방헬기 등을 동원해 막대한 소방수를 화재 현장에 쏟아부었다. 소방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동원한 대형 방사포 1대는 분당 45t의 물을 9시간 동안 쏟아낼 수 있다. 하지만 방제 펜스는 부유물과 기름층만 걸러낼 뿐 소방 폐수의 유입을 완전히 막기는 힘들다.

이와 관련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성명서를 내고 “화재로 유출된 화학물질에 대한 환경 조사와 주민건강 영향 조사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화학물질 유해성 평가를 위해 다이옥신, 비소, 벤젠, 수은, 아연, 카드뮴, 납 등 화학물질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며 “하천, 대기 환경영향 조사와 주민을 포함한 공장 노동자의 건강역학·작업환경 조사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는 지난 12일 오후 10시 9분 대전 대덕구 목상동 대전공장 2공장에서 시작돼 화재 발생 58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2공장이 전소되고, 물류창고에 보관중이던 타이어 완제품 21만개가 불에 탔다.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14일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5개 기관이 합동감식을 벌였지만, 화재 원인 규명 등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