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vs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육중한 픽업으로 험로 누비고, 날렵한 모터사이클로 바람 가르는 로망. 언젠가를 기약할 필요 없다. 해당 차종 사지 않고도 실현할 수 있는 꿈이다. 제조사나 수입원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까닭이다. 실제 체험을 토대로 충남 태안의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와 경기 이천의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의 프로그램의 내용과 특징을 비교했다.

글 김기범 편집장(ceo@roadtest.kr)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혼다코리아, 김주현 기자(bitokim03@gmail.com)
타스만과 함께 한 1박 2일 캠핑
하늘 향해 우뚝 치솟은 경사로. 스위치로 기능을 세팅하고 출발했다. 육중한 차체가 견인줄로 당기듯 언덕을 오른다. 등짝이 시트에 납작 들러붙었다. 오르막 정점에서 잠시 숨 고른 뒤 이번엔 하산. 용솟음치고 곤두박질치는 과정에서 내 두 발은 완벽한 자유를 누렸다. 차가 알아서 가감속 도맡은 덕분이다. 존재는 알았지만 처음 경험한 기술의 실체였다.

지난 5월 21일, 충남 태안 한국테크노링의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타스만 인텐시브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반나절 동안 다양한 환경에서 타스만과 함께 하며 한계를 가늠하고, 저녁엔 노을에 물든 바닷가에서 캠핑하며 감성도 챙기는 1박 2일 패키지다. 이날 타스만은 ‘다리 찢기’ 수준의 험로와 그릴 절반이 잠기는 깊이의 물길을 헤쳤다.
기아는 타스만이 ‘특별한 차’라는 인식 때문에 소비자가 선뜻 다가서지 못한다고 판단해 이 상품을 기획했다. 이번 경험은 도로 밖에서 타스만이 얼마나 탁월한지 확인할 기회였다. 동시에 극단적 환경에서 뒹굴 때조차 운전이 쉽고 승차감이 편하다는 사실에 눈 뜬 계기였다. 이날 난 타스만 덕분에 일상과 일탈, 초보와 달인의 경계를 심드렁하게 넘나들었다.
문화와 경험에 초점 맞춘 현대차
현대차의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은 올바른 자동차 문화와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경험하는데 초점 맞췄다. 장기적으로 현대차 그룹 산하 브랜드 및 차종의 친밀감을 높여 고객으로 끌어안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거의 전 차종, 글로벌의 경우 서킷은 i20 N과 i30 N, 오스트리아의 윈터 행사는 투싼과 싼타페, 아이오닉 5 등을 투입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후 현대차)은 2003년 운전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클릭 스피드 페스티벌을 위한 레이스 교육이 최초였다. 2016년 ‘현대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가 공식 출범했다. 2019년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을 거쳐 2022년 충남 태안의 한국테크노링으로 거점을 옮겼다. 이때 기아와 제네시스까지 아우른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로 거듭났다.
현대차는 2020년 독일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 다양한 국가에서도 표준화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무대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스페인 리카르도 토르모 등 유럽의 유명 서킷. 운전은 물론 식사와 숙박, 체험까지 아우른 여행 상품이다. 2022년부터 오스트리아 쇨덴에서 치르기 시작한 ‘윈터 익스피리언스’는 오픈 직후 매진될 만큼 인기다.
아시아 최대 시험장 활용한 체험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의 무대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세운 한국테크노링이다. 부지 면적은 126만㎡(약 38만 평)으로 축구장 약 125개 규모다. 13개의 코스에서 동시에 50대를 시험할 수 있다. 총 길이 4.6㎞, 코너의 최대 기울기 38.87°의 타원형 고속 주회로는 시속 250㎞까지 소화한다. 시속 200㎞까지 도전 가능한 원선회 코스도 갖췄다.

현대차는 한국테크노링에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상설 운영 중이다. 운전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 단위로 찾아와도 시간을 보내기 좋다. 주요 차종 전시는 물론 현대차그룹 산하 자회사인 해비치호텔&리조트가 식음료 서비스도 제공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을 중심으로 의류와 액세서리 등 라이프스타일 제품도 쇼핑할 수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 타이어 시험장답게 체험 항목은 무궁무진하다. 가속 성능 겨루는 드래그 레이스부터 젖은 노면에서 미끄러지는 순간을 모의한 킥 플레이트 등 운전 중 만날 거의 모든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 코너 10개 품은 길이 2㎞의 트랙도 달릴 수 있다. 타스만처럼 외부 캠핑과 연계한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구성과 난이도의 프로그램이 선택을 기다린다.
모터사이클 ‘장롱 면허’ 탈출 도전
요령이 필요했다. 넘어진 모터사이클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그나마 가볍다는 혼다 CB300R의 무게는 145㎏. 두 바퀴가 땅에 닿아 있지만, 막무가내로 당겨서는 꿈쩍조차 하지 않았다. 바이크를 등지고 쪼그려 앉은 자세로 적절한 지점 잡고 순간적으로 힘을 쥐어짜야했다. 바이크 교육의 시작이 넘어진 차체 바로 세우기라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소위 ‘장롱 면허’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배기량 125㏄ 이상 모터사이클 몰 수 있는 2종 소형 운전면허는 일찍이 따놨다. 하지만 자격만 있지 실력은 없었다. 수동 변속도 시험 때 1~2단 경험이 전부. 때문에 도로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 지난 10월 23일, 경기 이천의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를 찾아갔다. 초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이날 참가한 코스는 ‘비기너(beginner)’. 오토만 아니라면 자동차 면허로도 참여할 수 있다. 교육은 타고 내리는 연습부터 출발과 가속, 변속, 제동, 회전을 아우른다. 처음엔 모든 조작이 어색했다. 하지만 교육을 마칠 즈음엔 자신감이 차올랐다. 당장 도로 위로 나서고 싶었다. 무엇보다 인증 받은 전문 강사로부터 안전하게 제대로 배울 기회여서 뜻깊었다.
60년 이상 안전 교육 운영한 혼다
혼다의 운전 교육은 재미보다 안전에 방점 찍었다. 역사도 길다. 1964년 설립한 안전운전 교습소가 최초다. 현대차 창업보다 3년 빠른 셈이다. 1970년에는 사내에 안전운전 보급본부를 만들었다. 1980년대 일본을 시작으로 필리핀, 싱가포르 등지에 교통교육센터를 열었다. 현재 전 세계 모든 대륙 아우르는 43개 거점에서 안전운전 보급활동을 운영 중이다.

필리핀의 ‘혼다 세이프티 드라이빙 센터(HSDC)’가 대표적이다. 2만4,000㎡의 넉넉한 부지에 슬라롬과 S자 및 8자 코스, 험로 등 다양한 주행 환경을 마련했다. 강의실 10개와 도로 안전 지식의 허브 역할을 하는 도서관까지 갖췄다. 일본 본사의 양성 교육을 이수한 강사들이 자동차 8대와 모터사이클 70대를 이용해 안전 운전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친다.
2010년대 혼다는 글로벌 표어를 정했다. ‘모두를 위한 안전(Safety for Everyone)’이다. 5개국에 추가로 교육 센터 세우는 등 해외 활동에도 가속을 붙였다. 나아가 ‘2050년 교통사고 사망자 제로(Zero)화’도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인간의 능력과 모빌리티 성능, 교통 생태계 등 세 가지 요소의 진화와 융합을 꾀한다. 교육이 그 첫 단추인 셈이다.
국내 최대의 모터사이클 교육 시설
경기 이천시 부발읍에 자리한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는 자동차 시험장보단 아담하다. 하지만 국내 모터사이클 교육 시설 가운데는 최대다. 8,000㎡(약 2,400평)의 부지에 2층 건물과 실외 교육장을 갖췄다. 건물 1층은 리셉션과 피팅존, 라커룸, 휴게 공간, 교육용 모터사이클 보관 공간으로 구성했다. 2층엔 확장형 강의실과 교육생을 위한 샤워실을 마련했다.

교육 입문 과정인 총 5가지다. 앞서 소개한 비기너를 수료하면 초·중급의 ‘타운 라이더’에 도전할 수 있다. 고무 고깔 사이를 누비는 슬라롬과 저속 주행 시 균형 잡는 법 등 라이딩의 기초 테크닉을 배운다. 그 다음은 중급인 ‘투어 라이더’와 고급 ‘테크니컬 라이더’로 이어진다. 단계별 교육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면서 탄탄한 라이딩 실력을 연마할 수 있다.
혼다코리아의 다양한 모터사이클을 마음껏 몰아 볼 기회이기도 하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는 베스트셀러 슈퍼커브 110부터 수평대향 6기통 1.8L 엔진 품은 골드윙까지 현재 판매 중인 대부분 차종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헬멧과 부츠, 장갑, 팔꿈치와 무릎 보호대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쌀 안전 장비도 빌려 준다. 따라서 준비물은 편안한 복장 뿐이다.
온라인 통해 원하는 교육 예약 가능
운전교육 프로그램은 온라인을 통해 고르고 예약할 수 있다. 다만,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이 금방 끝난다. 타스만 인텐시브 프로그램은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홈페이지(https://drivingexperience.hyundai.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예약 가능한 일정은 7월 17~18일과 18~19일로, 6월 22일 오후 1시부터 신청할 수 있다.

모터사이클 교육은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홈페이지(https://exp.hondakorea.co.kr/safetykorea)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매주 수요일~금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날씨와 관계 없이 운영한다. 한편,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대중교통 접근성은 떨어져 자차 이동이 필수.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는 경강선 부발역까지 셔틀을 운행한다.
한편, 그밖의 선택지도 많다.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 경기 용인 AMG 스피드웨이,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오프로드 파쿠르가 좋은 예다. 비용도 의외로 합리적이다. 타스만 인텐시브 프로그램은 캠핑장 1박 이용을 포함해 4인 가족(운전은 2인까지 참여 가능) 기준 28만 원,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의 비기너 코스는 점심 식사를 포함해 27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