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양극화 끝판왕… 살아남은 "서울 5대 권역" 어디?

서울 집값 방어에 성공한 지역들, 공통점은 바로 "이것"이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이 과거와 달라졌다. 대출은 죄어들고, 금리는 높고, 거래는 멈췄다. 그 와중에 어떤 지역은 꾸준히 버티고, 어떤 지역은 하루가 멀다 하고 하락한다. 모두가 “역세권이면 오른다”라고 믿던 시절은 지나갔다. 이제는 ‘역세권 그 이상’을 가진 지역만이 집값을 방어하고,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흐름이 명확해졌다.

최근 부동산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기준은 단순한 교통 편의성을 넘어선다. GTX를 비롯한 광역 교통망과 함께 신축 공급 희소성, 실거주 수요 밀집, 재개발 추진력 등 복합적 요인들이 집값 흐름을 좌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을 5대 권역으로 나눠 투자 성향과 위험 요소를 분석한 결과가 흥미롭다. 과연 어떤 지역이 살아남았고, 어떤 지역이 조용히 무너지고 있을까.

1. 동북권 (노원·도봉·강북·성북·중랑·동대문)

수요 특징: 서울 외곽의 저가 실수요층과 정비사업 기대를 안고 진입한 투자 수요가 혼재된 지역이다.

서울 동북권은 과거 저평가 지역에서 점차 ‘변화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청량리역은 GTX-B 노선과 KTX, ITX가 집결하는 철도 허브이자 초고층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는 핵심지다. 상봉역 역시 GTX 예정과 함께 모아타운 등 정비사업이 가시화되며 저가 구축지에서 탈바꿈 중이다. 다만 도봉, 강북 일대는 정비사업 추진력이 떨어지고 기반시설이 부족해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다.

2. 동남권 (강남·서초·송파·강동)

수요 특징: 현금 여유 있는 자산가들이 ‘안정적인 실거주’와 ‘자산 보전’을 목적으로 선호하는 지역이다.

동남권은 전통적으로 가장 강한 지역이다. 강남, 서초, 송파, 강동을 포괄하는 이 권역은 고소득 실거주층의 ‘자산 보존형 수요’가 뚜렷하다. 특히 수서역 일대는 SRT와 GTX-A 환승이 가능한 복합 교통 중심지로 주목된다. 위례, 문정 역시 중소형 신축 단지가 몰려 실수요자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끈다. 다만 고덕·강일 등은 대규모 입주가 예정되어 있어 단기적으로 공급 부담이 존재한다.

3. 서북권 (마포·서대문·은평)

수요 특징: 서울 중심업무지구 출퇴근이 가능한 직주근접 실거주층과 전세 수요가 안정적인 실수요 중심 권역이다.

서북권은 직주근접을 원하는 30~40대 실수요자들의 선호가 강한 지역이다. 공덕역은 업무지구·상업시설·거주지가 혼합된 지역으로 마포권 대표 입지로 꼽힌다. 녹번·응암 등은 은평뉴타운과 신축 단지 입주가 완료되며 지역 이미지가 점차 개선 중이다. 반면 은평구 북부 일부는 여전히 노후 주택 밀집 지역으로서 상승 모멘텀이 약한 상태다.

4. 서남권 (영등포·양천·구로·금천·강서)

수요 특징: 실거주 전세 수요는 많지만, 과거 갭투자 비율이 높아 하락기에 가격 조정 리스크가 큰 지역이다.

서남권은 투자와 실거주 수요가 혼재된 대표적인 혼합형 권역이다. 신길뉴타운은 재개발 사업이 다수 완료돼 브랜드 대단지 중심 주거지가 형성되어 있고, 여의도 접근성이 강점이다. 목동은 학군과 재건축 호재가 맞물려 중장기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금천구, 구로 일부 지역은 갭투자 비중이 높고 실거주 기반이 약해 하락기에 더 큰 가격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5. 도심권 (중구·종로·용산)

수요 특징: 상업과 업무 목적의 수요가 주도하며, 실거주는 일부 고급 아파트 단지에 한정되는 경향이 있다.

서울의 중심지인 도심권은 복합개발 기대와 고급 주거 수요가 공존하는 지역이다. 용산은 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과 GTX-B 수혜 지역으로 장기적 상승이 기대되며, 고급 브랜드 아파트들이 강남을 대체하는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운지구 등 종로·을지로 일대도 고밀 개발이 예정돼 있지만, 일부 구간은 주거 쾌적성이 떨어져 실거주 수요는 제한적이다. 서울역 일대 역시 철도·도로 소음과 생활 인프라 부족으로 단점이 뚜렷하다.

역세권? 이제는 ‘복합가치세권’의 시대

전반적으로 서울 집값은 이제 ‘같은 역세권이라도 어떤 동네냐’에 따라 결과가 갈린다. 실거주 중심지, 교통 확장성, 신축·정비사업 결합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곳만이 가격을 지키고, 오히려 미래 상승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갭투자 위주로 올라온 외곽이나 노후 단지는 대출 규제와 금리 환경에서 취약하다.
앞으로의 서울 부동산은 단순한 ‘역세권’이 아니라, ‘복합가치 세권’의 싸움이다. 어느 동네에 속하느냐가 아니라, 그 동네가 앞으로도 살아남을 이유가 있는지가 핵심이다. 지금이야말로 실수요자든 투자자든 입지의 본질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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