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렌터카 기업이 가진 차량, 고객, IoT 데이터는 광의의 애프터마켓을 혁신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핵심 자산입니다."
김영훈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는 15일 충남 천안시 SK렌터카 오토옥션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모빌리티산업 심포지엄’에서 ‘모빌리티 애프터마켓과 렌털업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SK렌터카의 직영 중고차 경매장 개장을 기념해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SK렌터카가 공동 주최·주관하고 국토교통부가 후원했다. 정부 부처와 자동차산업 전문가, 학계 인사 등 160여 명이 참석해 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
김 파트너는 "국내 렌터카 산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플리트(Fleet) 사업군 △애프터마켓과의 강한 연계성 △공공·민간 모빌리티 변화의 촉매라는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며 "렌터카는 차량, 고객, IoT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 부품, 정비, 충전 등 모든 애프터마켓 산업과 연결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요 렌터카 기업들이 지난 10년간 1300개 기업과 협업하며 250억 건 이상의 운행 데이터를 축적해왔다"며 "이를 통해 사고율 11% 감소, 유류비 20% 절감, 업무 시간 50% 단축 등의 성과를 냈고, 예지정비, 부품 마모 예측, 자율주행차 기반 기술 검증 등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 렌터카 기업은 다양한 고객군을 기반으로 ‘Aftermarket as a Service’라는 새로운 개념의 종합 서비스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발제를 맡은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애프터마켓의 확장 가능성과 미래 전략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애프터마켓은 차량 인도부터 폐차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며, 국내 시장만 150조원 규모이고 향후 20배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새로운 이동 수단이 부상하고 있으며, 자율주행과 전동화 기술의 발달은 기존 산업 간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융합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특히 "중고차, 리스, 정비, 튜닝, 재제조 산업이 함께 확장되고 있으며, 전기차 기반의 배터리 진단·평가와 재활용 기술이 중고차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은 김필수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영훈 파트너, 배성호 국토교통부 모빌리티총괄과장,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 허정철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사무총장, 류종은 한국자동차기자협회 학술분과위원장(삼프로TV 기자)이 참여했다. 배 과장은 전기차 시대에 맞춘 중고차 시장 재편과 자율주행 시대 대응 방안을 설명했다. 류 위원장은 현대차그룹의 인증 중고차 진출이 정보 비대칭 해소와 품질 향상에는 기여했지만, 중고차 가격을 높여 신차 가격을 방어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 부담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심포지엄이 열린 SK렌터카 오토옥션은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차 경매 플랫폼으로, 연면적 약 8만9000㎡(2만7000평), 주차 가능 대수 3000대 규모다. SK렌터카는 지난 2월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천안 오토아레나를 매입한 후 약 5개월간 리모델링을 진행해 경매장, 정비·상품화 시설을 통합한 '원스톱 옥션 플랫폼'으로 탈바꿈시켰다.
이정환 SK렌터카 대표이사는 "렌터카 운영 과정에서 축적되는 차량 및 고객 데이터는 모빌리티 산업의 공익적 성장을 이끄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플랫폼과 데이터를 활용해 보험, 부품, 교통, 정비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융합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