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브라질 “수많은 제재도 北미사일 막지 못해”

한예경 기자(yeaky@mk.co.kr) 2022. 11. 2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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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서
대북제재 효용성 문제제기

“국제사회 단합된 목소리” 주장에도
안보리 내에서조차 견해차 노출

21일(현지시간)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들이 가시적 성과물을 내지 못한 채 헤어졌다. 로즈마리 디카를로 유엔 정치평화구축 담당 차관안보리는 이날 공개회의를 시작하면서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를 제개하기 위해 안보리가 단합된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밝혔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두둔하면서 회의는 아무런 성과없이 종료됐다. 특히 이날은 비상임이사국인 브라질마저 대북제재 효용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북한 문제를 놓고 국제사회의 엇갈린 분위기를 대변했다.

뉴욕 현지시간 오전 10시 3분에 개회한 이날 회의는 11시 18분에 종료됐다. 이날 회의를 소집한 미국이 가장 먼저 발언을 시작하고 뒤를 이어 프랑스·영국·중국·러시아 등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알바니아·아일랜드·노르웨이·가봉·멕시코·인도·케냐·브라질·UAE·가나)가 각각 발언을 이어갔다. 한국과 일본도 이해당사국으로 참여해 맨마지막으로 발언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강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가 북한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 두 나라의 노골적인 방해가 동북아와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러나 “북한이 대화로 복귀하기 위해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등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미국에 화살을 돌렸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 탓이라는 주장이다.

주앙 헤네시오 데 알메이다 필호 주유엔 브라질 차석대사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브라질은 그러나 돌연 북한에 대한 수많은 제재가 과연 효과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독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주앙 헤네시오 데 알메이다 필호 주유엔 브라질 차석대사는 “북한이 이미 세계에서 가장 제재를 많이 받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모든 ICBM 능력이 개발됐다”며 지난 2017년 11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 2397호를 상기시켰다. 브라질은 이어 “이같은 제재 중 어떤 것도 지난 5년간 북한 무기고의 엄청난 양적·질적 확장을 막진 못했다”며 제재가 포괄적 접근의 일부일 수는 있지만 완전한 답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안보리가 제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브라질이 꼭 짚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 2397호‘는 무기개발에 필요한 기계류 전자기기 등 뿐만 아니라 북한산 식품, 농산물 등 광범위한 수출을 금지해놓고 있어 북한이 가장 아파했던 제재중 하나다. 북한은 지난 2017년 이 제재가 도입된 이후 이듬해 북미대화에서도 이같은 제재의 완화를 꾸준히 요구해왔던 터다.

브라질의 이같은 태도 변화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일부 안보리 이사국들이 개별국 입장을 개진하는 것도 있지만 일일이 코멘트(언급)하지는 않겠다”면서 “안보리뿐 아니라 우방국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 위협에 계속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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